탐석일지

비안도에서

기산 장기하 2014. 8. 11. 22:45

돌이 좋아 여러 산지를 찾아다니던 나는
지난 2007년 경기도 이천에 계시는 교원들을 중심으로 조직된 돌사랑 수석회 동호인들과
비안도를 세 차례 정도 다녀온 적이 있었지만
사진과 추억의 짧은 글을 간직하고 있을 뿐
여정이나 탐석 당시의 이야기를 글로 남겨놓지 못하여
늘 다시 찾아 가고 싶은 산지로 간직하며 그 날이 오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지난 7월 26일 의정부문화예술회관에서
한국수석회 경기지역회 회원전이 개최된 적이 있었는데
강원지역회 회원과 전시회 참관을 하러 갔던 날
전주에 계시는 전라북도 수석연합회 송산 김수훈 사무국장을 뵙게 되었는데
연합전의 석보를 선물로 건네주시기에 고마운 마음으로 받아들고
비안도 탐석을 가고 싶다는 소망을 이야기 하였더니
동행 안내해 주시겠다는 말씀을 하시는 것이었다.

 

서해 바다의 경우 탐석을 나갈 때는
물때를 잘 맞추어야 하는데
음력으로 초여드레와 스무 사흘 날이 조금이고
그 날로부터 8일 정도를 지난 기간이 가장 물이 많이 빠지는 시기인지라
달력을 살펴보았더니 8월 9, 10일이 그 시기였으며 주말이기에
나로서는 서해 바다로 탐석을 나갈 수 있는 기회를 만난 것이다.

 

송산님과 통화를 하여 의견을 나눈 끝에
10일 일요일 당일 일정으로 비안도 탐석을 가기로 하고
동행할 석우님들을 찾아보았는데
다행히 한 대의 차량에 동승할 수 있는 적정 인원이 확보되었고
태평양에서 발생한 태풍 할롱은 일본으로 방향을 바꾸면서
부산과 남부지역, 동해안 지역이 영향을 받는다고 하기에
비안도에 계시는 선주님의 의견을 여쭈었더니
일요일 날 배 운행이 가능하다고 하여
토요일 오후 탐행을 가기로 최종 결정을 하였다.

 

오전 7시에 가력도항에서 송산님을 만나
비안도로 들어가기로 한 나는
당일 새벽 2시에
영월에 계시는 김동식, 심진철, 윤상욱님과 함께
심진철님의 애마에 몸을 싣고
모두들 잠들어 있는 고요한 시각에 자동차의 시동을 걸고
목적지를 전라북도 부안군 변산면 대항리 가력도항으로 설정하니
320km의 거리에 4시간 40분 정도 소요되는 것으로 안내되고 있었다.

 

영월을 출발한 차량은 제천, 충주, 주덕, 음성을 지나
증평IC로 진입한 후 오창 휴게소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고
다시 애마를 몰아 중부고속도로를 타고 가다가 남이분기점, 회덕분기점을 지나
여산휴게소에서 다시 휴식 시간을 갖은 후 전주IC를 출구하여
네비게이션의 안내를 받으며 자동차 전용도로를 타고 달려가
새만금방조제 새만금로에 있는 가력도에 도착한 시각은 5시 40분으로
영월을 출발한지 3시간 40분만에 예상보다 빠르게 목적지에 도착하였다.

 

고속도로상에 있는 휴게소에서 아침 식사를 하려고 했으나
시간이 너무 빠른지라
가력도항에 가면 식당이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지나쳐 목적지에 도착하고 보니
식당은 보이지 않았고
새만금 방조제 공원에 편의점이 있었지만 문을 열지 않았기에
배를 태워주기로 한 선주님께 식사할 수 있는 곳을 전화로 문의한 후
인근 지역 격포를 찾아가기 위해 차를 움직이는데
동쪽 하늘 아래 수평선에서 떠오르는 일출경이 너무도 아름답기에
예상하지 못하였던 하늘이 주시는 선물에 감사하며
스마트폰의 셔터에 손을 얹어 놓고 바쁘게 손가락을 움직인 후에
격포를 찾아가 아침 식사를 할 수 있었다.

오전 7시 전주에서 오신 송산님을 가력도 항에서 만나
7시 15분경 비안도로 들어가는 사선에 몸을 싣게 되었는데
파도는 잔잔하였고 바람도 불지 않았으니 참으로 다행인지라
하늘에 감사하며 배가 항구를 빠져 나오자마자
목적지인 비안도가 눈앞에 보였으며
바다 위를 달리는 배가 움직일수록 비안도는 점점 더 크게 다가왔으니
10분 정도가 지난 오전 7시 30분경에 섬에 발을 내려놓을 수 있었다.
비안도 앞밭이라고 하는 넓게 펼쳐진 돌밭위로
갈매기는 하늘을 날고 있고
오르락내리락 철썩이는 파도를 따라 수위는 점점 낮아지고 있었기에
일행 모두는
송산님께서 비안도 산지 돌의 특징에 대하여 안내를 받은 후
자연이 주신 선물인 아름다운 돌을 찾기 위한 활동에 몰입하였다.

 

저마다 발걸음을 옮기며 보물찾기를 시작하였는데
비안도 다른 돌밭에서 세 차례 탐석 경험이 있는 나는
이 곳 수석의 특징을 어느 정도는 파악하고 있는 지라
몽돌에서 눈길을 떼지 못하고 고개를 숙인 채
오석과 같은 검은 석질에 흰 문양이 그려진 그림 돌을 찾기 위해
한 걸음 한 걸음 옮겨 가기 시작하였다.

 

네 시간 정도의 탐석을 하며
석질이 단단하며
물씻김이 잘 되어 피부가 매끈하고
모암이 둥근형으로 이루어졌으며
까만 바탕색에 흰 문양이 있는 그림 돌
연한 풀잎의 초록 색상에 흰 문양이 그려진 돌
쵸코 색상에 문양이 들어 있는 작품 등을 만나
석신이 나와 인연을 맺어 주시는 석연에 감사를 하였다.

 

오전 11시 40분경 탐석을 마무리 한 일행은
언제 다시 올지 모흐는 비안도 돌밭에서 지낸 탐석의 기쁨을 오래도록 간직하기 위해
추억의 시간들을 카메라에 담은 후 섬에게 안녕이라는 인사말을 건네며
12시 경에 가력도 항구로 되돌아 왔다.

멀리서 오신 석우님들께 중식은 송산님께서 준비해 주신다고 하시며
항구에는 식당이 없는 관계로
부안으로 가시자는 말씀에 동의를 하며
송산님의 애마를 따라 부안으로 달려가
시장에 자리 잡은 나그네 횟집에서 식사를 하고
송산님이 비안도에서 탐석하신 작품들을 우리 일행에게 나누어 주시기에
배려해 주시고 베풀어 주시는 마음에 감사드리며
오후 2시 30분 송산님과 작별을 한 후
부안을 출발 영월로 향하였다.

 

전주IC로 진입하여 호남선을 타고 대전 방향으로 오르며
귀성하는 차량으로 고속도로가 혼잡하지 않을 까 걱정이 되었지만
회덕분기점, 남이분기점을 지나 증평IC로 출구한 후
음성, 충주, 제천을 지나 영월로 오기까지
교통의 흐름이 좋아 지체하거나 정체함이 없었기에
부안을 출발한지 2시간 40분 정도가 지난 오후 5시 10분경 영월에 도착하여
즐거웠던 탐행의 추억 보따리를 풀어 놓았는데
무사히 원거리 탐석을 다녀올 수 있었고
행복한 추억 만들기를 성공적으로 마무리 할 수 있었음에
함께 동행한 석우님들은 서로에게 감사하며
비안도 탐행의 마침표를 찍었다.

 

 

* 탐행의 즐거움을 만끽한 동호인들 : 왼쪽부터 송산님, 김동식님, 요수님, 우정님 *

 

 

 

* 가력도항에서 본 일출경과 항구의 풍경 *

 

 

 

 

* 비안도 앞밭 산지의 풍경 : 크게 네 곳으로 이어져 있다 *

 

 

 

 

 

 

 

* 기산의 탐석작 : 가지고 온 것도 있고 두고 온 것도 있다 *

 

 

 

 

 

 

 

 

 

 

 

 

 

 

 

 

 

 

 

 

 

 

 

 

 

 

* 우정님의 탐석 작품들 *

 

 

 

 

 

* 요수님의 탐석 작품 : 토끼가 연상되는 작품으로 그림의 구도가 좋다 *

 

 

* 송산님의 탐석작으로 경석에 관심을 갖고 탐석을 하시는 것 같이 보였다 *

 

 

* 탐석의 즐거움을 함께 만끽했던 석우님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