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계리 은행나무 만나고 왔습니다.
강원도 원주시 문막읍 반계리에 있는
은행나무 중 가장 아름다운 은행나무
천연기념물 제167호
반계리 은행나무입니다.
원주에서 두 달 동안 머물며 집필활동을 하다가
귀향을 하는 지인이
원주에 머무는 동안
가장 인상깊었던 으뜸 추억은
반계리 은행나무를 보고 가는 것이라고 하기에
그 은행나무를 찾아
7월의 마지막 날
문막읍 반계리를 다녀 왔습니다.
원주에서 여주 방면으로 가다가
문막읍내를 지나고
문막교를 건너 반계초등학교 방면으로 가다가
남서울아파트가 다가오는 오른쪽에
반계1리 마을회관이 있는데
마을회관 오른쪽 마을로 들어가는 길을 따라
300m 정도를 가면 됩니다.
반계리 은행나무 앞에 다다르니
산처럼 다가오는 나무의 크기에
가슴 속 깊은 곳에서
감동의 샘물이 용솟음치기 시작합니다.
너무 큰 나무의 모습에
한 그루일까?
네 그루가 하나가 된 것일까?
궁금증도 몰려오지만
800년의 나이에도
저렇게 튼튼하고 싱그러움을 자랑하고 있으니
그 기운을 받고 싶어지네요.
은행나무 뿌리에 올라서서 하늘을 바라보면
싱싱한 녹색의 잎새들이 천장을 만들어주니
한 여름 낮에 들어서도 시원합니다.
나무의 뿌리를 보니
밖으로도 뻗어져 나와 사방으로 퍼져 나간 모습이
마치 용트림 하는 것 같이 다가 오기도 하고
수 많은 뱀들이 얽혀 있는 것처럼 보여
성큼 다가서기 어려웠지만
신비로운 풍경에 몸과 마음을 빼앗기고 말았습니다.
이 은행나무는
은행이 달리지 않는 '수나무'라고 합니다.
그런데 나무의 가지에 눈길을 주다 보면
혹처럼 달려 있는 것을 볼 수가 있는데
나이가 많아 병이 드는 것일까?
걱정도 해 보지만
비상 시 사용할 수 있는 물을 저장하는
'유주'라고 하는데
그 모습이 아주 신기합니다.
샘이 깊은 물은 가뭄에 아니그치고
뿌리 깊은 나무는 바람에 아니 움직인다고 노래 했는데
800년이 지나도
가지 하나 죽지 않고
저렇게 장수하는 비결은 무엇이었을까?
보이지 않게 보살펴 주는 분들의 땀방울이 스미어 있음을 느낄 수 있었으니
감사할 뿐입니다.
잠시 머무는 동안
인천에서 휴가 온 가족들이 은행나무를 찾아 와
그 크기에
뿌리의 모습에
신기해 하고 감탄을 하는데
혹처럼 돋아난 '유주'를 보고 신기해 하기에
제가 아는 만큼만 설명을 해 드렸습니다.
반계리 은행나무는
아주 오랜 옛날
이 마을에 살았던 성주이씨 가문의 한 사람이 심었다고도 하고
어떤 대사가 이곳을 지나다가
목이 말라 물을 마신 후
가지고 있던 지팡이를 꽂아 놓고 간 것이 자란 것이라고도 하는데
천년의 세월에도 굳건히 이 자리를 지키기를 바랄 뿐입니다.
올 가을에 은행나무가 단풍 옷을 입은 모습은 어떠할까?
겨울에는
내년 봄에는
어떠한 모습으로 반겨줄까 ?
그 때 다시 찾아 와 추억을 만들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