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사랑걷기(발대식~대교펜션~신림초)
42년간 봉직하였던 교직에서 퇴임한 후 개인적으로 시간적 여유가 많아지며 나 자신의 건강을 돌보는 것이 그동안 나에게 도움을 주신 분들에게 보답하는 길이라 생각하고 걷기를 생활화하게 되었다. 혼자 걷기도 하고 동호인들과 함께 걷기도 하면서 기회가 되면 내가 태어나고 자라난 지역을 직접 걸으며 발전해 가는 모습을 확인하고 싶은 마음을 간직하고 있었는데 원주시걷기협회와 원주투데이신문사가 주최하는 제13회 원주사랑걷기대행진이 7월 23일부터 29일까지 6박 7일간 개최된다는 소식을 접하고 참가신청서를 제출하여 그날을 기다렸다. 개인적인 사정으로 사전 오리엔테이션에 참석을 하지 못했지만 회의 서류를 받아들고 이번 걷기대행진에는 원주, 서울, 부산지역 등지에서 오신 걷기 동호인 88명이 함께하며 원창묵 원주시장님, 오원집 원주투데이 대표이사님, 강원도의회 구자열 의원님, 구간 참가자, 행사 운영 지원팀을 포함 130여명이 참가하게 되는데 평소에 걷기를 통해 인연을 맺었던 동호인들도 계시어 반갑고 기쁜 마음으로 출발 일자를 기다렸다.
7월 24일 오후 7시부터 원주 엘리트체육관에서 개최된 발대식에는 원창묵 원주시장님, 원주투데이 오원집 대표이사님, 원주시걷기협회 최종남 회장님 등과 130여명의 참가자들이 자리를 함께 하였다. 최종남 회장은 대회사를 통해 이번 걷기를 통해 자연·함께 하는 동호인·자신을 사랑하며 걷자는 이야기를, 오원집 대표이사님과 원창묵 시장님은 우리가 살고 있는 고장 원주 지역을 돌아보며 고장을 바르게 알고 고장 사랑하는 마음을 되새기면서 자신의 건강을 체크하고 다지는 기회로 삼자고 환영과 격려의 말씀을 해 주셨다. 이어서 이번 대회 최연소 참가자인 평원초 3학년 최윤혁 어린이와 참가자 모두는 ‘자연 친화적 도보 여행을 하기 위해 음식물·생활쓰레기 등을 절대 남기지 않으며 동료의 불편이나 불평은 곧 나의 책임임을 명심하여 서로 즐거운 추억을 만들기에 최선을 다하고, 행진 중 자신의 안전과 건강은 스스로 책임지고 동료를 위한 봉사와 수고를 아끼지 않으며, 도보행진 중 원주의 역사와 문화를 배우고 기억해 우리고장에 대한 자긍심을 높이고 원주사랑의 전도사가 된다.’는 내용의 선서를 하였다. 발대식 후 팀별로 리더를 선출하고 간단한 게임과 레크레이션의 진행으로 만남의 인연을 교류를 통해 행복으로 승화시키는 시간을 가졌다.
대행진 둘째 날 오전 5시에 기상한 참가자들은 짐들을 정리하고 주최 측에서 마련한 버스를 타고 출발 장소인 황둔 대교펜션에 오전 6시 30분 도착하였는데 비가 내리기 시작하였다. 송계리 이상민 리장님의 환영을 받으며 부녀회에서 제공해 주시는 따뜻한 커피와 음료로 응원을 받은 참가자들은 160km 대행진의 첫 걸음을 내딛었는데 황둔천을 중심으로 산자락에 피어오르는 물안개는 참가자들에게 자연은 신선이 살던 세상을 선물로 주고 있었다, 진빵의 고장으로 널리 알려지고 있는 황둔 중심지를 지나 황둔초등학교에서 아침 식사를 마치고 치악산 황둔 수련원을 지나 황둔 임도 길을 오르는데 비는 잠시 멈추었지만 온 몸을 땀으로 적시고 있었다. 가파른 길을 오르는 일행들은 거친 숨을 토해 내기도 하지만 푸른 숲길을 따라 이어지는 산마을의 풍경에 마음을 빼앗기며 힘든 줄 모르고 행진을 이어갔다. 낮 12시 10분경 공간이 넓은 임도 길에 도착하여 중식을 하기로 하고 행진을 멈추었다. 도시락을 받아 식사를 하려는 순간, 그쳤던 빗줄기가 다시 쏟아져 내리기 시작한다. 비를 피할 곳이 없었기에 우비를 뒤집어쓰고 점심 식사를 하는 일행들은 ‘언제 이러한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인가?’라는 행복한 마음으로 식사를 마치고 휴식을 접은 채 빗줄기들을 온 몸으로 받으며 다시 발걸음을 재촉하였다.
오후 1시 40분경 싸릿재 정상에 오르니 전응찬님이 시를 짓고 김해동님이 글씨를 쓰신 ‘싸리치’라는 시비가 반겨준다. ‘산굽이 돌아돌아 골짜기마다 싸리나무가 지천이어 싸리치라네. 마디마디 거칠어진 손길로 서러움 쓸어내던 싸리 빗자루. 그 사연 모여 보라 꽃으로 피어나는가. 단종의 애환 구름처럼 떠돌고 김삿갓의 발길이 전설처럼 녹아있는 영마루~~~. 무심한 바람결에 솔 내음 산새소리 묻어오고 수 천년 묵묵히 싸리치는 그렇게 세월을 품고 있다네.’
시의 글귀들을 읽어 내려가며 싸리치 고개에 얽힌 실타래들을 마음속으로 풀어보고 추억을 떠올려 본다, 1990년말경 싸리치 아래 터널이 개통되면서 고개를 넘던 차량들의 경적도 사라지고 이제는 자연의 숨소리만이 지나는 행인들을 반기며 생활에 지쳐있는 사람들의 마음을 치유해지는 숲길로 변한 그 곳을 고운 사람들과 함께 거닐며 추억의 일기를 쓰고 있는 것이다. 싸리치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는 동안 빗줄기는 가늘어지며 멈추었다, 입었던 우의를 벗어들고 일행들은 고개를 넘어 명성수력관에서 도착하여 쉼을 청하면서 모든 일행들이 도착한 뒤 행렬을 가다듬고 행진을 계속하여 오후 4시경 숙영지인 신림초등학교에 도착, 오늘의 발걸음을 멈추었고 걸은 거리를 확인해 보니 28km로 확인된다.
저녁 식사를 마침 후에는 홍선숙 요가 강사님의 지도를 받아 스트레칭과 요가를 배웠다. 한 동작 한 동작 따라하는데 여성참가자들과 젊은 남성들은 부드럽게 잘 따라하고 있지만 나의 몸은 많이 굳어져 있어 생각대로 동작을 따라 할 수는 없었지만 신바람의 시간이 이어진다. 요가의 마지막 동작은 눈을 감고 편안한 자세로 누워서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이다, ‘나는 지금까지 내 몸을 어떻게 활용하였고 지금은 어떻게 관리하고 있으며 앞으로는 어떻게 보살필 것인가?’ ‘건강을 잃으면 모든 것을 잃는다’고 하는데 자신의 건강을 지키는 일이 무엇보다 소중하다는 것을 되새기면서 둘째 날 일정을 마무리하고 잠을 청하였다.
오늘의 일정을 정리해 보면 아래와 같다,
기상(05:00) - 출발지로 이동(05:45) - 대교펜션 도착 및 준비체조 06:30) - 출발(07:00) - 황둔 통과(6.5) - 황둔초(08:10, 7km) - 조식 - 치악산 황둔 수련원(10:00, 9.5km) - 황둔 임도(12:10, 18km) - 중식 - 싸릿재(13:45, 22km) - 명성수련관(14:45, 26)km) - 신림초(16:00, 29k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