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사랑걷기(동화초~호저초)
제13회 원주사랑걷기대행진 다섯째 날은 이번 걷기 행진의 일정 중 가장 먼 거리를 걷는 날이라 다른 날보다 일찍 출발하였다.
오전 7시 30분을 조금 넘기며 동화초등학교를 출발하였다. 학교 정문을 뒤로하며 왼쪽 방면으로 길을 가다가 섬강의 자전거 길을 만났다. 이 길은 2015년 6월경 나 자신의 건강을 다지기 위해 처음 걸었던 섬강 자전거 길이다. 당시에는 혼자 상류에서 하류방면으로 걸어갔지만 이번에는 동호인들과 함께 하류에서 상류 방향으로 올라가는 것이다. 문막 동화리와 안창리를 이어주는 안창대교 밑을 통과하니 북서쪽 방향으로 지난 1983년도 근무했던 학교로 지금은 폐교가 된 안창국민학교가 멀리 다가온다. 당시에는 다리가 없어 원주에서 시내버스를 타고 간현으로 가서 자전거를 타고 배로 섬강을 건너 출퇴근했던 안창초등학교, 6학년의 학생들이 모두 16명, 전교생이 80명이 넘었던 학교, 여름철이면 학부모들이 경운기에 수박을 싣고 와서 파티를 하곤 했던 추억 속의 학교, 함께 근무했던 교직원들과 담임을 했던 학생들의 얼굴들을 떠올리는 등 옛 추억을 더듬으면서 길을 걸었다.
오전 8시 50분경 서원주 역사가 세워지는 인근에 있는 간현공원 습지지구에 도착하였다. 2015년 이 곳을 지날 때에는 습지에 수량이 적었고 공원도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아 잡초가 무성하였는데 오늘은 수량도 넉넉하고 습지에 부레옥잠이 번식하여 아름다운 풍경을 선물로 안겨주고 있었다. 찾아오는 사람들이 적어 아쉽다고 하는데 습지 지구의 효율적인 관리를 위해 간현대교 아래에 작은 보를 만들어 이곳으로 물을 흘려보내면 일정량의 물을 확보할 수 있어 습지관리를 효율적으로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시청 k국장님의 말씀을 들으니 바람직한 정책이라는 생각을 갖게 되었다. 서원주 역사도 지어지고 전철도 개통이 되면 수도권에서 이곳을 찾는 관광객들이 많아질 것이라는 기대를 하며 발걸음을 원주레일바이크가 있는 옛 간현역으로 내딛었다.
오전 9시 50분경 간현역, 원주레일바이크역에 도착하여 잠시 쉬어간다. 쉬는 시간 동안 이번 행진에 동행하고 계시는 분 중에서 원주세무서에 근무하다 퇴직하신 권회광이라는 분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원주교육청에서 함께 근무하였던 육옥순 교장선생님의 시동생이라 하니 오래 친분을 나누었던 분처럼 다가와 하루 종일 함께 걸으며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원주레일바이크역을 출발하여 월송리 방면의 고개를 넘었다. 자동차가 다니는 약간의 오르막길이지만 어려움 없이 그곳을 지나니 지금은 폐교가 된 월송리 송암국민학교가 보인다. 1969년인가? 고등학교 재학시절 흥사단고등학생원주아카데미 하계수련회가 이곳에서 3박 4일 동안 개최된 적이 있는데 고등학교 선배로 원주가 낳은 불멸의 국민작사가 고 박건호 선생님도 함께 하신 적이 있었다. 셋째 날 저녘 캠프파이어가 끝날 무렵 박건호 선배는 ‘모닥불’ 시를 지어 낭송해 주신 적이 있는데 이 시는 훗날 박인희라는 가수에 의해 대중가요로 불려지게 되고 대히트를 하면서 그 선배는 작사가로 3000여곡을 작사하였으며 수많은 히트곡을 남긴 적이 있었다. 나는 동행하고 있던 행진단원들에게 ‘모닥불’노래에 얽힌 이야기를 들려주며 길을 걷다 보니 어느 사이에 중식 예정지인 돼지문화원에 도착하고 있었다.
낮 11시 40분 돼지문화원에서 중식을 하고 구경을 하며 휴식시간을 가진 후 동서울레스피아 입구를 지나 도연사 앞을 지날 때 넓은 연못의 연꽃들이 싱그러움을 자랑하기에 아름다운 풍경을 카메라에 담아 보았다.
무장리를 지나 섬강을 따라 오르다가 원주천과 합류하는 지점에서 새로이 조성된 숲길을 따라 걸었다. 전에는 없던 길로 금년에 새로 조성된 길인데 그 길을 걸으니 우리가 걷는 길을 만들어 주시는 분들께 고맙고 감사한 마음이 샘물처럼 솟구쳐 오른다. 행진단은 오후 5시를 넘기며 호저초등학교에 무사히 안착하게 되었는데 오늘의 걸은 거리는 30km로 확인이 된다.
저녘 식사 후 전날과 같이 한의사협회의 무료 침술봉사를 받았고 이어서 문화해설사협회 양한모 회장님이 원주의 역사와 문화에 관한 특강을 들었는데 이번 행진 코스의 지명 유래를 중심으로 말씀을 해 주시었다.
오늘의 일정을 정리해 보면 아래와 같다.
동화초 출발(07:40) - 안창대교(08:00, 2.2km) - 간현지구 습지공원(08:50, 6.2km) - 간현역(09:50, 10km) - 돼지문화원(11:40, 16.2km) - 동서울레스피아(13:55, 18.8km) - 도연사(14:15, 20.2km) - 생담마을(14:30, 21.8km) - 장헌교(15:30, 24.5km) - 호저대교(16:20, 28.2km) - 호저초(17:10, 30k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