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굽이길(제3코스) : 회촌달맞이길
원주의 명품으로 새롭게 태어나는 원주굽이길,
16개코스 242km중
제3코스 회촌달맞이길을
10월 10일 다녀왔습니다.
원주 굽이길 제3코스인 회촌달맞이길은 흥업면 매지리에서 귀래로 넘어가는 큰 양안치 고개 정상 부근에 있는 제2코스의 끝지점인 매지∼대안 임도길에서 시작되어 숲 유치원, 회촌마을, 연세대, 매지저수지, 삼미막국수에 이르는 16.7km의 길로 주요 지점을 정리하면 아래와 같다.
매지∼대안 임도길(시작점) → 큰 양안치 고개(600m)→전망대(1.6km)→매지숲유치원(3.8km)→정자쉼터(5.7km)→토요식당(7.8km)→매지막국수(8.9km)→더번(9.7km)→연세플라자(11.2km)→세연학사(11.6km)→전망대(13.6km)→차단봉(14.3km)→학군단(14.5km)→매지호수 정자쉼터(15.4km)→삼미식당(16.7km)
원주에서 흥업을 지나 귀래 방면으로 가는 양안치 고개 옛길에 있는 매지∼대안 임도와 연결된 지점에서 시작되는 3코스는 큰 양안치 정상에 올라 왼쪽 방면으로 접어들면 원주시민의 숲, 매지숲유치원 장승이 반겨주고 매지임도길 안내 현황판에서 걷기길 정보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임도로 들어서면 나무그늘 아래 평상이 자리 잡고 있으며 경사가 거의 없는 평탄한 길로 나무가 시원한 그늘을 만들어 주고 있습니다. 누구나 편하게 걸을 수 있도록 패인 곳은 메우고 위험한 곳은 로프를 설치하여 안전을 확보하였으며 곳곳에 쉬어갈 수 있는 휴식 공간이 조성되었고 오고 가는 분들의 궁금증 해소를 위해 거리를 안내하는 표지판이 설치되어 있습니다.
전망대에 이르면 휴식 공간과 함께 멀리 토지문화관, 원주시가 눈에 들어옵니다.
이곳은 매지 숲 유치원으로 체험코스, 야생화꽃 , 귀여운 토끼는 꿈나무들의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고 작은 골짜기에서 흘러내리는 깨끗한 물은 더위를 잊게 해 준답니다.
회촌 마을로 내려오는 길 주변에 흙집학교인 ‘흙처럼 아쉬람’이 있습니다. 흙집을 짓는 기술을 전수하는 곳이지만 황토펜션으로 일반인들에게 대여하기도 합니다.
조금 더 내려가면 생명의 당 회촌 마을입니다. 마을 입구에는 농악대 모형의 조형물이 반겨주고 벽면에는 마을지도가 그려져 있어 주요 정보를 알 수 있지요. 이 마을에서는 4계절 축제가 열리고 있는데 봄에는 단오서낭제, 여름에는 옥수수 축제, 가을에는 땅속 김장축제, 겨울에는 달맞이 축제가 열린답니다. 회촌마을에는 매지농악 계승, 보존, 발전을 위한 매지농악전수관, 사회적 협동조합인 농가 맛집 토요 작가들의 창작 공간인 토지문화관을 방문하실 수 있습니다.
회촌 마을을 지나 미촌 마을로 들어서면 시원한 막국수 집이 반겨주는데 점심시간과 주말에는 막국수 드시러 오는 분들이 줄을 서는 곳인데 잠시 쉬어 가며 식욕을 채워 보시는 것도 좋지 않을까요?
미촌 마을 입구를 지나 원주∼충주를 이어주는 자동차전용도로 충원길 아래를 통과하여 매지천을 따라 가면 연세대학교 캠퍼스 은행나무 길이 반겨주고 식당, 우체국, 커피 점 등 다양한 편의시설이 갖추어진 연세프라자를 만나게 됩니다.
연세프라자를 지나 세연학사로 가는 길 주변에는 윤동주 시비 동산이 있지요. 윤동주 시인은 1917년 12월 30일 태어나 1945년 2월 16일 돌아가신 분으로 윤동주는 독립투쟁의 일선에서 장렬하게 산화한 투사도 아니었고, 당대에 이름이 널리 알려진 시인도 아니었다. 그러나 인간을 떠나서 도를 닦는다는 것은 한낱 오락에 불과하고, 공부나 시도 생활이 되어야 한다며, 자신의 시와 삶을 일치시키려 하였으며 모진 풍파 속에서도 독립한 나라를 희망하는 마음으로 죽음의 나락에 빠진 민족을 사랑했고, 자신한테 주어진 길을 걸어가며 한 몸을 민족의 제단에 제물로 바쳤다고 하는데 널리 알려진 윤동주님의 서시가 시비에 새겨져 있었습니다.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점 부끄럼이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와했다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가는 것들을 사랑해야지
그리고 나한테 주어진 길을
걸어가야겠다.
오늘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
윤동주 시비 동산을 뒤로 하고 느티나무가 아름다운 길을 따라 가면 담벼락에 담쟁이 넝쿨이 멋스럽게 다가옵니다. 세연학사를 지나면 연세대 임도길로 접어들게 되는데 숲길로 조성된 이 길은 사계절 많은 사람들이 즐겨 찾는 걷기 코스로 오르막길이 있지만 그리 길지 않습니다. 전망대에 이르면 연세대와 매지 저수지가 한 눈에 보이지요.
연세임도길 끝 지점에 이르면 차단봉이 있는데 그 지점에서 다시 연세대로 들어서게 되며 학군단과 미래관을 지나면 매지 저수지가 반겨주며 데크길을 만나게 됩니다. 데크길에서 바라 본 연세대 연세대 풍경, 노천극장에 자리 잡은 건물이 보이는데 강원도건축물 경진대회 비주택 부문에서 대상을 받은 작품이라고 합니다.
매지저수지를 바라보면 한 가운데 거북섬이 보입니다. 이 섬은 벌매남 끝자락에 있던 작은 동산이였으나 저수지가 만들어지고 물이 차면서 섬이 되었고 반대편에 있는 세동 마을에서 보면 거북이 모습을 하고 있어 거북이 섬이라 불리게 되었다고 하며 섬 가운데에는 높이 2.5m, 좌대 0.3m 크기의 화강암으로 된 미륵불이 있습니다. 강원도유형문화재 제120호인 미륵불은 고려시대의 불상으로 추정되며 300여 년 전 매남동 주민 박시정이 꿈을 꾸었는데 ‘ 내가 지금 땅 속에 파묻혀 햇빛을 못 보니 나를 제자리에 옮겨 주면 그 신세를 자손대대로 갚겠다’는 현몽을 꾼 후 주민들의 힘을 빌어 발굴해 관리하고 있었습니다. 매남 주민들은 매년 음력 정월 열 나흩 날에 미륵불에 마을 제사를 올려 한 해의 평안을 빌어 왔었는데 미륵 앞에 집을 짓거나 묘를 쓰는 사람은 꼭 해를 당한하고 전해 왔다고 합니다. 1959년 저수지 조성 후 가뭄이 극심했으나 미륵불을 동산 정상으로 옮긴 날 저녘부터 비가 오기 시작해 저수지에 물이 가득차고 그 후로 가뭄이 들지 않았다고 합니다. 미륵을 옮긴 지 20여년이 지나면서 매남동에 대학이 들어오고 주민들은 고향을 떠났지만 해마다 매남동 주민이 정성을 다해 마을 제사를 올리고 미륵을 새로 옮겨 않힐 때 방향을 틀어 마을을 바라보게 했기 때문이였을까? 매남동 마을은 떠났어도 그 땅은 학문의 전당으로 더 큰, 큰 기운을 떨치고 있으니 그것은 미륵의 힘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매지저수지를 옆에 두고 걸으면 정자 쉼터가 있고 제방길을 걷게 됩니다. 제방길 주변의 풍경이 아름답기만 하지요. 그리고 제방에는 원주가 낳은 불멸의 국민작사가 박건호 선생님이 쓰신 노래가사 ‘모닥불’ 가사 표지판이 있는데 1973년 박인희님이 불러 히트를 하였던 그 노래를 흥얼거리는 재미도 솔솔합니다.
제방 길을 내려오면 흥업 둘레길도 만나지만 원주굽이길은 무수막 방면으로 이어지며 충원길에 놓인 매지교 아래를 통과하면 오른쪽으로 오래된 자태가 멋스러운 소나무가 보이고 삼미막국수가 다가오는데 그 지점에서 원주굽이길 제3코스는 마침표를 찍게 됩니다.
약 4시간 정도 소요되는 원주굽이길 제3코스는 숲길로 이루어지고 다양한 이야기 거리가 있는 길입니다. 언제나 누구나 반겨주는 이 길에서 행복한 추억을 만드는 주인공이 되어 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