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뉴스

원주굽이길(제9코스) : 섬강두꺼비길

기산 장기하 2017. 12. 31. 21:37

원주 굽이길 제9코스인 섬강두꺼비길은 문막체육공원을 출발하여 부론면 법천소공원까지 연결된 섬강변 둑길을 걷는 코스로 원주는 몰라도 문막은 안다고 할 만큼 드넓은 문막평야를 가로지르는 대표적인 물길 코스이다. 홍천에서 시작되는 금계천과 횡성의 횡성천, 원주의 원주천·삼산천 등의 지류가 합류하여 섬강을 이루고 깊은 골짜기를 이루면서 곡류하다가 흥원창에 이르러 남한강과 합수하여 한강으로 흘러간다. 매년 가을 섬강 둔치에는 새하얀 억새꽃 물결이 넘실거리는 장관이 연출되고 흥원창에서는 여주 강천면 자산을 감싸도는 섬강과 남한강의 웅장함에 매료될 수 밖에 없는 길이다.

2017년의 끝자락, 올해도 걷기를 통해 건강을 다지며 동호인들과 함께 만들었던 행복한 추억들을 만들 수 있었음에 감사하며 원주굽이길에서 자연과 벗하며 경술년을 마무리하고 싶은 마음에 섬강두꺼비길을 걷기 위하여 문막체육공원 축구경기장 앞에 도착하여 코스 안내도를 보고 주요 지점을 살펴보았다.


 

문막체육공원(시작점)문막교밑(600m)공원쉼터(1.5km)징검다리(2.9km)후용양수장(3.4km)쉼터(4km)문막정수시설(5.2km)노림배수장(7km)두꺼비정자쉼터(9km)섬강두꺼비오토캠핑장(9.5km)섬강교(10.8km)흥호배수장(11.4km)흥원창쉼터(12.7km)법천소공원(15.1km)

 

체육공원을 출발하여 문막교 아래를 지나며 바라보는 풍경은 시민들의 건강을 유지시켜 주기 위한 시설들이 잘 조성되어 있었다. 섬강 길을 따라 걷다가 제방위로 올라서는 지점에서 바라보는 풍경들은 한 겨울속에서 잠들고 있는 고요함을 느낄 수 있었다. 


포진리로 가는 도로변 옆에 조성된 작은 쉼터를 지나며 자동차 소리는 멀어지고 섬강의 풍경을 따라 곧게 뻗어 있는 길을 가던 중 섬강에서 노닐고 있는 청둥오리들의 평화롭고 한가로운 풍경이 눈길을 잡아당기고 있으니 주머니 속의 카메라를 꺼내어 셔터를 누를 수 밖에 없었다.



직선으로 이어지던 제방 도로가 궁촌교 방향으로 굽어지는 지점에서 굽이길은 자전거 도로를 잠시 벗어나 궁촌에서 흘러내려온 하천을 건너는 징검다리와 이어지고 또다시 자전거 도로와 만난다.



잠시 후 쉼터에서 걸어온 길을 뒤돌아보고 후용양수장을 지나면 커다란 나무가 반겨준다. 한 여름 이곳을 지나는 길손들이 땀을 식힐 수 있도록 그늘을 제공해 주는 나무아래 쉼터에는 의자가 놓여 있어 편안히 쉴 수 있었다. 잠시 쉬며 추억을 담는데 내가 가고 있는 반대 방면에서 자전거를 타고 달려오는 젊은이의 모습은 활기와 자신감이 넘치고 있었기에 손짓과 눈으로 반가움의 인사말을 건네었다.



직선으로 뻗어있는 도로를 따라 걷다가 문만정수시설을 지나면 이어서 노림배수장이 손짓을 한다. 그 곁을 지나면 굽이길은 산모롱이를 따라 섬강과 마주하게 되는데 2015년 여름에 이곳을 지날 때 볼 수 없었던 데크길이 조성되어 한층 발걸음을 가볍게 해 주었다.





데크길이 끝나는 지점에 서면 산자락 아래 부분을 따라 직진 방향으로 시멘트 길이 있고 오른쪽 방면으로 강가로 이어지는 길이 있는데 어디로 가야할까 ? 잠시 멈추어서 길안내 리본을 찾아보지만 보이지 않는다. 직진을 하면 얼음이 녹지 않은 빙판길이라 오른쪽 방면으로 접어들어 발걸음을 옮기니 길안내 리본이 반갑게 다가오고 있었다.

 

잠시 후 다시 길은 산아래 방면에 있던 길과 만나게 된다. 자동차가 다니기에 불편함이 없는 숲속의 길을 따라 조금가니 정자 쉼터가 있고 그 옆에 두꺼비 조형물이 웃음진 얼굴로 반겨주고 있으니 내 마음에도 웃음꽃이 피어나고 입가에는 미소가 번져간다.

 

정자를 지나 500m 정도를 가면 섬강두꺼비오토캠핑장이다. 지난 여름날 사람들에게 쉼터를 제공해 주며 이야기꽃들이 활짝 피어났던 이곳도 겨울잠을 자고 있는지 조용하였다. 캠핑장으로 들어서며 직진을 하지 않고 오른쪽 방면에 있는 아담한 쉼터 집을 왼쪽에 끼고 가니 섬강길로 이어지고 있었다.



 

길 한 가운데 두꺼비가 움크리고 있다. 풀들이 몸을 덮고 있기에 벗기어 내고 카메라에 담는다. 오토캠핑장에서 영동고속도로 섬강교 아래 부근까지오른쪽에는 섬강물이 흐르고 왼쪽에는 갈대숲이 장관을 이루고 있다. 갈대숲 사이에 숨어 있던 노루 한 마리가 밖으로 나왔다가 사람의 인기척을 알아채고는 다시 갈대숲으로 몸을 숨기는데 미쳐 카메라에 담지 못하니 아쉬울뿐이다.

 

섬강교 아래 다리 교각을 타고 오르는 담쟁이 넝쿨이 멋스러워 보인다. 저 줄기에서 파릇파릇 잎새가 돋아나고 녹색을 옷을 걸치고 있다가 단풍이 물들면 얼마나 아름다울까? 생각만 하여도 엔돌핀이 솟구친다.

 

섬강교 아래를 통과하며 600m를 가면 섬강의 물줄기는 남한강과 합류하는데 여주군 강천리 해발 246m 자산의 산자락과 어울려 아름다운 풍경을 선물하고 있었다. 잠시 후 왼쪽으로 흥호배수장이 보이고 이 지역은 멸종위기 야생식물인 단양쑥부쟁이 서식지로 보호, 보존해야 한다는 홍보게시판이 설치되어 있었다. 

 

유유히 흐르는 남한강을 바라보며 발걸음을 옮기면 흥원창이다. 조경석과 소나무가 반겨준다. 이곳은 역사문화순례지로 흥원창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안내해 주고 있었다.

  

조선시대 원주의 주요 관창(官倉)은 읍내에 있는 사창(司倉)과 별창(別倉)을 제외하고 북창(北倉, 안창서창(西倉. 흥원동창(東倉, 주천) 3개의 창고가 있었는데 서창이 바로 흥원에 있었기 때문에 흔히 흥원창이라고 불렀다.

이곳은 고려시대 12조창(漕倉)의 하나로 고구려 때에는 은섬포(銀蟾浦)라고 하였으며 강원도의 원주·평창·영월·정선·횡성·강릉·삼척·울진·평해 등지를 관할하여 세곡(稅穀)을 운반·보관하던 곳이다.

이 흥원창은 조세미(租稅米)의 수송을 위하여 수로 연변에 설치하였던 창고로 강상(江上) 수송을 맡았던 수운창(水運倉)이다. 이 조창의 제도가 완비된 것은 고려 성종 11(992)경이었다. 세미(稅米)의 수송은 국가재정에 중요한 구실을 하였으므로 고려는 조창의 운영과 안전에 각별한 주의를 기울였고, 횡령과 부정행위를 막기 위해 조정에서는 각 조창에 창감(倉監)을 한 명씩 파견하였다. 고려 말경 왜구의 발호로 수송은 거의 전폐되다시피 하고 육로로 운송하게 됨으로써 조창은 거의 유명무실하게 되었다. 조선시대에 들어와서 다시 조운제도가 정비되었으나 그다지 활발하지는 않았다. 이곳은 섬강과 충주 쪽에서 흘러오는 남한강이 만나 여주 쪽으로 흘러가는 합류지점이다. 뱃터라고도 일컫는 이곳은 흥창지 또는 흥원창지라고도 불렀으며 한국전쟁 이전에도 뱃터가 몇 군데 있어 장터가 여기저기 있었는데 대홍수로 모두 떠내려 갔다고 한다. 최근에 자연석으로 표지를 세웠다.

  

흥원창에서 원주굽이길 섬강두꺼비길 스탬프 도장을 찍고 오늘의 목적지인 법천소공원으로 향하는데 남은 거리는 약 2.4km이다. 남한강변에 조성된 제방 길을 따라 걸으며 남한강을 바라보니 상쾌한 마음에 몸은 하늘을 날을 것만 같다. 이곳에 서면 그 누구라도 걷고 싶은 마음이 저절로 우러날 것이고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발걸음을 옮기게 될 것이다. 

 

왼쪽으로 보이는 부론초등학교를 바라보니 어느 사이에 나의 발걸음은 충청북도와 강원도를 연결해 주는 남한강대교에 도착 법천소공원을 마주하게 되었다. 원주굽이길 제9코스의 끝지점이자 제10코스 천년사지길이 시작되는 법천소공원을 둘러보고 다시 찾아오겠다는 무언의 약속을 하며 섬강두꺼비길에서 만든 행복한 추억에 마침표를 찍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