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 굽이길(11코스) : 부귀영화길
원주 굽이길 제11코스인 부귀영화길은 하부론동에서 시작해 귀래면사무소까지 진행되는 길이며 운계천을 따라 걸어가다가 용암리 용화사를 경유하는 코스이다. 귀래라고 하면 용암리가 연상될 만큼 용바위골의 곡수(曲水)가 유명한데 능안골 골짜기에서 흐르는 물줄기를 따라 올라가면 30척 되는 용암이 있는데 형태가 용(龍) 모양과 같다고 하여 용바위라고 했고 이 용바위로 인해 용암리라고 불리워졌다고 한다. 미덕 슈퍼에서 시작하는 본 코스는 용암대교를 건너 동막천을 따라 능안으로 3km 가량 올라가면 미륵산 줄기아래 고즈넉이 자리 잡은 용화사에 다다른다. 이곳에 소원을 들어주는 돌할머니가 있는데 신기하고 재미있는 체험 꼭 한 번 해보시기를 ~
부귀영화길 출발점인 미덕슈퍼에서 원주굽이길 제11코스 안내도롤 보고 주요 지점을 정리해 본다.
미덕슈퍼(시작점)→벌말길53(500m)→용암대교(900m)→용암1리 마을회관(1.4km)→느티나무갈림길(2km)→이글루모양주택(2.9km)→능안돌비(3.9km)→용화사(4.3km)→새말정류장(5.4km)→꼬꼬댁장조림 공장(6.1km)→귀래농장간판(6.8km)→하천둑길 진입(6.9km)→주포2리 회관(7.9km)→황산교(8.1km)→심재교(9.2km)→외촌정류장(10.6km)→구룡로 1562-22(11km)→운남4리경로당(11.9km)→통로박스(12.3km)→너더리길(12.8km)→법동교(13.1km)→귀래면사무소(13.4km)
원주굽이길 11코스의 출발점인 미덕슈퍼 주소를 검색해 보면 ‘원주시 부로면 부귀로 1179’로 되어 있지만 교통과 도로가 발달된 지금은 생활권이 부론보다는 귀래에 가까운 곳이다. 원주에서 귀래를 지나 부론 가는 시내버스를 이용하거나 원주를 출발 부론을 지나 귀래까지 가는 시내버스를 이용하면 출발점으로 갈 수 있다.
귀래, 부론, 하부론동 사기막으로 연결되는 사기막 삼거리에 자리 잡은 미덕슈퍼 옆에 설치된 원주굽이길 안내도를 보고 귀래 방면으로 100여m 정도 가면 도로를 벗어나며 오른쪽 벌말길 가는 길로 접어드는데 길안내 리본을 따라 걸어가면 된다. 벌말 마을에 이르니 마을회관이 있고 회관 앞 오래된 보호수 나뭇가지에 지어 놓은 새들의 둥지가 정겹게 다가온다. 나뭇가지를 입으로 물어 다 지은 집을 바라보면 새들도 예술가라는 생각을 하게 되는데 어느새 발걸음은 운계천 위에 놓여 진 용암대교를 건너 용암 마을회관을 바라보며 용암 양잠학교 앞을 지나고 있었다. 내가 초등학교를 졸업할 무렵 농촌에는 초등학교 졸업 후 중학교로 진학하지 못하는 학생들이 많았는데 중학교로 정식 인가받지 않은 양잠학교(당시 농가소득의 큰 몫이 되었던 누에 기르는 일을 가르치던 학교)라 부르던 이곳에서 진학의 목마른 갈증을 씻어주었던 학교로 지금은 옛 모습의 일부 흔적들만이 세월을 간직하고 있었다.
양짐학교 앞을 지나면 에능국제불교대학이라는 간판이 보이는데 폐교가 된 용암초등학교이다. 1980년대초 귀래초등학교에 재직하던 시절 함께 근무했던 선생님의 사모님이 이곳에서 근무한 적이 있어 다녀간 곳이라 잠시 들려보니 교문 입구 왼쪽에 용암초등학교에 재직하였던 두 분 교장선생님의 공덕비가 세워져 있는데 지금은 고인이 되셨지만 잘 알고 존경했던 분들이라 옛 추억을 떠 올리며 잠시 머물렀다.
아쉬움을 뒤로하고 용암초등학교 교문을 나서 왼쪽 용화사 가는 길로 굽이길은 이어지고 있었다. 애국의 고장을 무언으로 알려주려는 듯 길가에는 태극기가 펄럭이고 있었는데 그 길을 따라 오르니 오래된 느티나무가 잠시 쉬어가라며 붙잡았지만 멋스러운 나무의 자태를 카메라에 담고 뚜벅뚜벅 길을 재촉하였다.
북극 지방의 주택 모형으로 지어 놓은 하얀 이글루 모양의 집을 지나 능안골로 넘어가는 작은 고개 마루에는 살고 싶은 집 한 채가 반겨주고 있었으며 길 건너에는 아름다운 자태를 지닌 소나무가 반갑게 인사를 하며 다가왔다.
능안골 마을을 알려주는 표지석이 있는 심거리 지접에서 미륵산 끝자락에 자리 잡은 고즈넉한 절, 용화사를 바라보며 걸어가는 길에 있는 오래된 마을의 수호신인 느티나무에서 잠시 멈추었다가 용화사로 진입을 하였다.
용암리를 지날 때마다 용화사 안내표지판을 본 적이 있었으나 작은 절로 생각만 하였던 나에게 용화사는 나의 선입견을 바꾸어 주며 반기고 있었다. 사찰 내에 조성되어 있는 건물이나 조형물들을 보니 아주 오래된 역사 깊은 절이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사찰 내를 거닐고 계시던 스님을 만나 여쭈어 보니 약 40여년전에 세워진 절이라 하시는데 그 규모에 놀라움을 금할 수 없었다. 돌을 모아 쌓아 올려 벽을 만들고 기단을 쌓아 부처님을 모셔 놓은 곳, 중국 상해 옥불사(玉佛寺)에서 모셔 온 황옥약사여래불 등 볼거리가 참으로 많은 그러한 사찰이였다.
용화사에서 가장 큰 건물 앞으로 다가서니 ‘大韓護國佛敎僧兵團, 世界佛敎僧王廳’이라는 간판이 보이는데 이곳이 호국불교의 중심지이며 중국 소림문화원 한국본부라는 사실도 알 수 있었다. 용화사를 둘러보고 나니 마음도 맑아지며 오래오래 머물고 싶은 마음이 가득했지만 다음에 다시 찾아올 것을 기약하며 주차장에 세워진‘韓·中 友好名刹(禪院)) 彌勒山 龍華寺’라는 탑과 한 처사(處士)님의 공덕비를 뒤로하며 용화사는 멀어지고 있었다.
한적한 시골 도로를 따라 내려오며 새말정류장을 지나고 꼬꼬댁장조림 공장을 지나 용암과 귀래를 이어주는 부귀로와 다시 만났다. 그러나 굼이길은 도로를 벗어나며 하천 제방을 따라 오르다가 주포2리 마을회관 앞을 지나 황산교를 건너 제방 길과 포장이 잘 된 한적한 마을 도로를 따라 귀래 중심지와 가까워지고 있었다.
충주와 원주롤 이어주는 자동차전용도로 아래를 통과하면 강원도와 충청북도 경계 지역인 외촌 마을이다. 구룡로를 따라 200m 정도를 가서 왼쪽 방면 운남4리 법동 마을 가는 길로 접어들었다. 자그마한 고갯길을 넘으니 법동 마을이다. 마을회관 앞을 지나고 충주∼원주간 자동차전용도로 아래 통로박스를 지나니 어느새 해는 서쪽으로 기울어지며 노을이 아름다운 하늘을 선물로 안겨준다.
한 걸음 한 걸음 내딛는 나의 발걸음은 너더리길 하천 제방 길을 따라 가다가 귀래와 충주를 연결하는 구 도로와 만나며 법동교를 건너 귀래면 중심지로 접어들고 300m를 가서 도착한 귀래면사무소에서 원주굽이길 제11코스인 ‘부귀영화길’은 멈추었다.
부귀영화길은 내가 태어난 고향인 귀래 지역의 길이며, 삶의 여정에서 초등학교 학생으로 6년, 교사로 8년을 근무하는 등 14년을 귀래초등학교에서 보내며 친구, 제자, 학부모, 선후배들과의 추억이 깃든 곳으로 부귀영화길을 걸으며 지난날의 추억을 꺼내보고 행복한 추억을 새롭게 만들 수 있었다. 특히 나의 고정된 관념을 새롭게 바꾸어 준 용화사 방문 기회는 굽이길이 나에게 준 값진 선물이었기에 이 글을 읽으시는 모든 분들께 강력히 추천하고 싶은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