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피석과 묵화석을 찾아 가평 화악천으로
* 목적지
☞ 목동초등학교(가평군 북면 이곡리), 화악교(가평군 북면 화악리)
* 탐행길
☞ 원주 ↔ 남원주 IC ↔ 횡성 ↔ 홍천 ↔ 춘천 IC ↔ 의암댐 ↔ 춘성대교 ↔ 읍내사거리 ↔ 승안삼거리 ↔ 마장리 ↔ 목동초등학교 ↔ 가평천 ↔ 가평 북면 농협 ↔ 성황당교 ↔ 남종교 ↔ 화악1리 ↔ 화악교
* 탐석한 돌
☞ 문양석(묵화석, 호피석, 동물 그림 등)
(사진 1) 돌을 좋아하는 수석동호인들은 개인마다 수석을 수집하는 취향에 따라 생각의 차이는 있지만 돌밭에서 자연이 빚은 예술 작품인 수석을 탐석하는 것을 으뜸으로 여기는 분들이 많을 것으로 생각되는데 누군가로부터 탐석가자는 연락을 받으면 세상 그 무엇보다 반가운 것을 이 글을 읽으시는 독자 여러분 모두가 공감하시리라 믿는다.
탐석 가는 것을 무척이나 즐기시는 한국수석회 김영용 중앙회장님이 45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원주 치악수석회 카톡방에 ‘가평으로 탐석가실 분들은 토요일 오전 8시 30분까지 삼육중학교 정문으로 오세요.’라는 메시지를 본 나는 반가운 마음에 ‘함께 동행 하겠습니다. OK.’라는 답글을 남기고 12일 오전 출발장소로 나아가 이진영 고문님과 함께 김영용 회장님의 애마로 가평으로 탐석여정 길에 올랐다.
출발지 인근에 있는 남원주IC 톨게이트로 진입하여 중앙고속도로 춘천 방향으로 달리면서 횡성, 홍천을 지나 출발 50분 정도 지났을 때 춘천IC 톨게이트를 빠져나갔다. 이 지점에서 가평방면 도로를 타고 가면 되지만 오늘의 탐석지를 안내해 줄 한국수석회 강원지역회 송구식 회장과 합류하기 위하여 춘천의 중심지로 가서 송회장을 만나 송암스포츠타운과 의암댐을 지나 경춘국도를 따라 가평으로 향하는데 유유히 말없이 흐르는 북한강의 아름다운 풍경들이 왼쪽 방면에 펼쳐지고 있었다.
오늘 찾아갈 장소는 호피석과 묵화석이 탐석되는 지역으로 장마가 지나간 후에야 살짝 제 몸을 드러내는 호피석을 볼 수 있어 요즈음에는 탐석하기 어렵다는 이야기를 들으면서도 한 번 가 본 적이 없는 새로운 탐석지를 찾아간다는 기쁨에 자연의 주시는 멋진 호피석을 선물로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 섞인 이야기를 시작으로 흰색이나 엷은 고동색 또는 살색 바탕에 먹물을 찍어내어 그려내는 그림 돌인 묵화석은 아직도 수석인들의 열정으로 탐석이 된다는 이야기에 한층 더 기대감은 부풀고 있었다. 수묵화 그림을 즐겨 그리며 묵향에 취했던 옛 선비들의 취미생활을 화제로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애마는 어느 사이에 강촌 입구를 지나 강 건너 보이는 백양리역을 바라보며 달리다가 춘성대교로 진입하기 전에 오른쪽 방향 경춘로로 접어들어 구경강교를 건너 좌측에 있는 6.25 반공 산악대원 전적비를 지나 가평읍내로 들어서고 있었다.
잠시 후 가평읍내 kt지점을 지나 읍내사거리에서 오른쪽 화악 방면으로 방향을 바꾼 후 직진을 하던 애마는 승안삼거리를 지나 가화로를 따라 가는데 길거리에 걸려있는 현수막이나 게시물을 보면서 잣이 지역의 특산물 중 하나임을 알 수 있었다. 왼쪽에 보이는 마장초등학교를 바라보며 김화 방면으로 가던 애마가 삼거리를 지나니 오른쪽 방면으로 예쁜 집 한 채가 보이는데 그 마당에 호피석이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달리던 차를 멈추어 집 마당으로 들어서니 낯선 손님의 발길에 개들이 짖어대는 소리만 요란할 뿐 집 주인이 보이지 않았지만 대문 안 정원에 세워진 호피석을 감상할 수 있었다. 일반적으로 호피석은 골이 형성된 변화석을 만나기 어려운데 여기저기 패임의 경이 돋보이고 수마상태가 좋으며 겉면이 반질반질한 작품으로 오래전에 화악천 상류에서 탐석된 수석을 고가를 주고 소장자가 매입하였다는데 연출 방향을 달리하면 감상하는 묘미가 클 것이라는 이야기를 나누면서 석인이라면 누구나가 소장하고 싶은 탐나는 멋진 작품이기에 독자들과 함께 감상하고자 사진으로 담았다.(사진 2)
멋스런 호피 작품을 감상하였으니 이번 탐행에 작은 호피석 한 점이라도 만나기를 소망하면서 화악 방면으로 가다가 목동교를 건너 가평군 북면 소재지 직전에서 우측에 있는 목동초등학교·가평북중학교 정문으로 향하였다. 교문위에 걸려 있는 졸업식을 알리는 현수막을 바라보며 오른쪽 학교 담장 길을 따라 가면 군부대가 보이고 이어서 가평천이 반겨주는데 이곳이 오늘의 1차 탐석지이다.
제방 둑에는 주민들을 위한 걷기 길이 조성되어 있고 돌밭을 내려다보니 잡풀 등이 없는 산뜻한 돌밭이다. 송구식 회장은 장마철에 큰물이 내려가면 이곳으로 먼저 달려온다며 석신께서 주시는 선물을 많이 받았는데 멀리까지 오셨으니 명석 탐석하시라는 응원을 받으며 돌밭의 풍경을 카메라에 담았다.(사진 3)
돌을 좋아하는 수많은 애석인들이 이곳을 다녀갔을 터이니 마음에 차는 작품 한 점 만나기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을 하면서도 기대 반 설레임 반으로 돌밭에 발을 내딛었는데 발끝에 다가오는 촉감은 한층 마음을 부풀게 한다. 크고 작은 돌들이 널려 있었고 한 겨울이지만 돌을 꺼내보거나 뒤집어보는데 어려움은 없었다. 어디를 가나 새롭게 찾아가는 돌밭에서는 그 산지 돌의 석질이나 작품들의 특징을 빠른 시간 내에 파악을 했을 때 보물을 찾을 수 있는 것처럼 나를 기다리고 있었을 한 점의 수석을 찾기 위해 한 점 한 점의 돌에서 눈길을 떼지 못하고 열탐을 하였다.
눈과 마음은 온통 크고 작은 돌에 머무르며 특이하게 생긴 작품들을 손에 들었다가 다시 내려놓기를 반복하다가 자그마한 한 점의 그림 돌을 손에 집어 들었다. 백색 바탕에 손바닥 크기 정도의 돌은 둥근 모암으로 수마상태도 좋은 편이고 그림의 내용을 보면 가을날 들판에 서 있는 허수아비의 모습이 연상되기에 취석을 화였다. (사진 4)
물가를 따라 탐석을 하던 송구식 회장이 자그마한 호피석을 찾았다는 말에 귀가 번쩍 뜨여 발걸음을 가까이 가져가니 주먹 정도 크기의 작품이다. 물때가 끼여 있어 내가 보았다면 그냥 지나쳤을 석질인데 이 곳 산지 석질을 꿰뚫고 있는 송회장이니 찾아낸 것이라며 석담을 건네니 기념석으로 가져가라며 건네 주기에 고마운 마음으로 받아 가방에 넣었다. 그리고 한 시간 30분 정도 탐석을 하였지만 별다른 작품 돌을 찾아내지 못하고 돌밭을 나와 다음 산지로 이동하였다.(사진 5)
목동초등학교 교문 앞으로 돌아 나와 북면 중심지에 있는 목동삼거리에서 화악산로를 따라 가평농협 북면지점, 북면보건지소, 목동일반산업단지, 호주전투기념비, 성황당교, 남종교, 소법2리 새마을회관, 금강유원지를 지나니 도로 오른쪽으로 화악1리 마을 표지석이 보이는데 1차 탐석지인 목동초등학교 뒤 가평천에서 이곳까지 거리는 약 5km로 10분이 소요되지 않았다.(사진 6)
화악1리 마을 표지석이 있는 지점 뒤편으로 화악교와 넓은 돌밭이 보이는데 오늘의 2차 탐석지로 원주에서 이곳까지의 거리는 약 115km로 두 시간 정도 소요되는 곳이다. 화악교 인근에 주차를 하고 다리 아래 상류와 하류에 길게 펼쳐진 돌밭에 발걸음을 내딛으니 마음은 상쾌하고 가슴속에서는 엔돌핀이 솟구친다. 다른 일행들은 하류 방면으로 내려가고 나는 상류 방면으로 향하였다. 화악천에 머물고 있는 겨울은 물을 꽁꽁 얼게 하였지만 흐르는 물이 얼지 않은 곳은 바닥을 드러내고 있었고 물 밖에 누워있는 돌들도 얼어 붙은 것도 있지만 큰 돌로 살짝 두들기면 떼어질 정도이니 탐석을 하는데 큰 어려움은 없었다.
처음으로 만난 작품은 묵화석 그림돌이다. 둥근 모암에 물 씻김이 오랫동안 이루어져 겉 부분이 매끄러웠고 크기는 대작으로 그림 내용을 가만가만히 들여다보니 물이 흐르는 하천 주변에 수풀이 우거지고 크고 작은 나무가 있는 풍경화인데 검은 색상이 약한 것이 아쉽다. 일단 큰 돌 위에 올려 카메라에 담은 후 다음 작품을 찾아 발걸음을 옮겼는데 결국에는 취석을 포기하고 집에 와서 다시 사진을 보며 생각하니 두고 온 것에 아쉬움이 밀려온다.(사진 7)
상류로 오르며 여러 점의 작품 돌을 만났다. 흰 색상이 두드러져 호피석으로 느껴지는 작품도 만났고 잿빛 색상에 흰 문양이 어울리며 그림을 그려낸 작품, 큰 돌이지만 둥글게 형성된 모암에 구름이 둥둥 흘러가는 운무산경이 연상되는 작품, 살색 바탕에 신작로 가로수처럼 크고 작은 수림이 연상되는 묵화석 만났다. 현장에서 찍은 사진을 하류에서 탐석하고 있던 송회장에게 카톡으로 자문을 구하니 취석하기에는 부족함이 있는 작품들이라는 조언에 돌에 대한 욕심을 내려놓기로 하였다.(사진 8)
얼음이 얼지 않은 물길을 따라 오르고 있는데 모래 위에 있던 한 점의 돌이 나를 부른다. 백색 바탕에 먹물을 찍어 놓은 듯 한 검은 점들로 그림이 그려진 묵화석이다. 양 손으로 들어보지만 쉽지가 않아 카메라에 담은 후 또다시 송회장께 자문을 구하니 두고 갈 작품이 아니라고 한다. 멀리서도 눈에 잘 뜨이도록 표시를 하고 다시 상류로 오르며 탐석을 이어갔다.(사진 9)
저 멀리 커다란 바위에 누군가 올려놓은 한 점의 돌이 보였다. 멀리서 보아도 묵화석 그림 돌임을 짐작할 수 있었기에 콩닥거리는 마음을 달래가며 가까이 다가가니 내 마음을 송두리째 빼앗아 간다.(사진 10) 나보다 앞서 이곳에서 탐석을 했던 분이 올려놓고 잊고 간 것일까? 고기잡이를 즐기던 사람들이 돌의 내용이 신기하여 올려놓고 간 것일까? 두근거리는 가습을 쓸어내리며 이리저리 살펴보니 뒷면이 튀어나온 것이 취석 결정에 고민이 되었지만 돌 위에 놓여 있던 모습을 세워서 연출해 보니 숲 속에서 춤을 추며 가무를 즐기고 있는 그림이 상상되기에 오늘 나의 장원석이라 생각하며 취석을 하였다.
한 점의 작품을 만났으니 더 이상 돌에 대한 욕심은 내려놓으면서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 두리번두리번 돌을 살피며 보물찾기를 이어간다. 잿빛 바탕 색상에 흰색이 어우러지며 그려낸 그림 돌을 만났다. 한 점은 칭얼대는 아이가 엄마의 허리춤에 매달려 있는 그림이 연상되었고 다른 한 점은 돼지가 누워있는 모습이 연상되는 작품인데 크기가 대작이라 카메라에 담는 것으로 만족하고 상류로 오르던 발걸음을 멈추고 하류로 내려오던 중 탐석한 묵화석 작품을 가방에 넣기 위해 가다가 두 점의 묵화석을 만났는데 산마을의 풍경이 연상되는 그림으로 정원석으로 손색이 없는 명품으로 다가왔지만 워낙 대작의 작품이라 카메라에 담는 것으로 만족하였다.(사진 11)
하류에서 탐석을 하고 계시던 분들로부터 탐석을 마무리하자는 연락을 받고 탐석한 작품을 운반하기에 어려움이 있다고 도움을 요청하였더니 김영용 회장님이 애마를 몰고 근처로 오시었다. 내가 탐석한 묵화석 대작의 작품을 어떻게 차로 운반할 것인가? 걱정하는 나를 보던 김회장님이 혼자의 힘으로 번쩍 들어 차에 옮겨 주시니 그저 감사하다는 말씀만 드릴 뿐이다.
다른 분들의 탐석 작품이 궁금하여 여쭈어 보니 기념석을 챙기셨다는 말씀에 오늘의 탐석 여정도 행복으로 마무리 할 수 있음에 감사하며 기념사진을 찍고(사진 12) 갔던 길을 되돌아오다가 춘천에서 송구식 회장과 작별을 하고 원주로 무사히 귀가한 일행은 다음 탐석을 기약하며 화악천 탐석 여정에 마침표를 찍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