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뉴스

치악산 남대봉을 오르며 자연예술 작품을 감상하다

기산 장기하 2020. 6. 4. 08:00

원주의 산 치악산

치악산 남쪽에 자리 잡은 남대봉

오래전부터 가고 싶었던 곳을 찾아갔다.

 

남대봉을 오르는 코스는 많이 있지만

신림 성남 방면에서 상원사를 거쳐 오르기로 결정을 하였다.

원주 장양리를 출발 성남가는 23번 시내버스를 타고 가거나

자가용을 타고 가면 출발점으로 갈 수 있는데

성남 가는 버스 시간표는 아래와 같다.

장양리발 : 06:30/09:00/11:15/13:20/15:30/17:40

성남발 : 07:50/10:30/12:40/14:50/17:00/19:10

시내버스는 성남주차장에서 멈추지만

자가용은 상원골주차장까지 갈 수 있다.

 

성남탐방지원센터에서 이정표를 확인하고

남대봉을 향해 오른다.

(성남탐방지원센터 상원골주차장(2.7km) 상원사(2.5km) 남대봉(700m))

 

상원골 주차장은 넓다

산을 오르는 사람들을 위해 지팡이가 놓여 있었으니

배려하는 마음들이 가득한 세상은

따스하고 아름다운 세상이다.

 

상원사탐방로 문을 지나 내딛는 발걸음은

숲속 세상과 만난다.

이정표도 곳곳에 설치되어 산을 오르는 자의 궁금증을 덜어주고

계곡을 건너는 철제 다리도 놓여 있어 편안하다.

 

계곡을 흐르는 물소리

오염되지 않는 맑은 물은

몸과 마음을 씻어주니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

 

산으로 오르는 숲길에는 돌이 많다.

길가에도 계곡에도 돌들이 가득하다.

돌은 돌이지만

가만히 들여다보면 보이는 것들이 있다.

돌 속에 사람의 얼굴이 숨어 있고.

산자락을 기어오르는 거북이를 닮은 돌도 있으며

바다의 제왕인 돌고래의 얼굴도 보았다.

정상으로 빨리 올라 갈 때는 볼 수 없었는데

천천히 오르다보니 보이는 것이다.

여유를 가지면 보이는 것들이 많고 신비롭다.

 

길가에

계곡에

누군가 쌓아 놓은 돌탑들이 보인다.

가까이 가서 자세히 살펴 보며 감상을 한다.

시멘트로 붙인 것이 아니라

돌의 중심을 잡아 쌓아올린 것이다.

그 정성이 얼마일까?

계곡은 설치예술작품 전시장으로 변하고 있었다.

 

돌탑은 인위적인 작품이라면

자연이 빚어내는 예술 작품도 만났다.

살아있는 나무임이 분명한데

아래 부분을 보면 죽은 나무임이 분명하다

네 다리는 근육이 발달하여 역동적이고

머리 부분은 세상을 가지려 한다.

뒷면에서 보는 몸통의 근육은

보디빌더들과 조금도 다를 바가 없으니

삶과 죽음이 공존하는 나무에서 삶의 지혜를 배워본다.

 

상원사로 가는 길

나무와 돌로 만든 계단을 만났다.

산을 오르는 사람들이 편하게 안전하게 오를 수 있도록 만든 계단들이다.

산을 오르기 힘들다 하지만

계단을 조성한 사람보다 힘들까?

감사하며 정상을 향해 오르다보니 상원사가 반겨 준다.

 

은혜 갚은 꿩의 전설을 간직한 상원사

남대봉 산자락에서 세상을 내려다보며

중생들의 평안을 기원해 주는 절이다.

상원사에서 내려다보는 먼 산의 풍경

연초록 물결이 일렁이는 겹겹의 산경들

생명이 넘실대는 바다를 보는 것 같다.

 

상원사에서 남대봉까지는 약 700m

숲길을 따라 오른다.

영원사로 가는 갈림길에 조성된 쉼터에 앉으니

사방에서 피톤치트 내음이 내 몸을 파고들어

엔돌핀이 솟아오른다.

 

남대봉 정상까지는 얼마 남지 않았다.

능선 길을 따라 오르다가

원주시가 내려다보이는 전망 좋은 곳에서 발걸음이 멈추었다.

오른쪽 산 중턱에 커다란 절벽 바위가

원주시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혁신도시가 보이고 원주시청도 보이고 기업도시도 보인다.

원주시를 한 자리에서 조망할 수 있는 기쁨은

산을 오른 자에게 산이 주는 선물이였다.

 

산철쭉을 만났다.

산 아래에서는 볼 수 없었던 꽃들이다.

꽃을 보면 누구나 꽃다워지고 싶은 마음

산이 주는 선물을 듬뿍 받았다.

 

드디어

해발 1,181m, 남대봉 정상에 올랐다.

산꼭대기에 이렇게 넓은 공간도 있다니

자연에 감사 할 뿐이다.

치악산이 고마울 뿐이다.

 

하늘도 맑고

바람도 잔잔한 남대봉에서

아름다운 추억을 담아내며

하산을 한다.

올라갈 때도 힘들었지만

내려올 때는 긴장이 풀어지기에

더 조심조심 하면서

출발지까지 무사히 되돌아와

자연이 주는 선물을 나의 것으로 받을 수 있었음에 감사하며

남대봉 산행에 마침표를 찍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