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뉴스
원주 남산 추월대에서 시향을 느껴보자
기산 장기하
2021. 2. 6. 06:44
대(臺)
다른 곳보다 지대가 높아 사방을 바라볼 수 있는 곳으로
원주 원동에는 산이라고 부르기에는 조그마한 동산
남산이 있다.
남산이 둥근 모양을 하고 있다 하여
동네 이름이 둥글원(圓)자를 사용하여 원동이라 불렀는데
이곳에 추월대가 있다,

원주시 원동
6.25 전까지 소나무가 많은 동산이었지만
피난민들이 하나 둘 집을 짓기 시작하면서 주택이 들어섰는데
원주문화원 정문 앞
명일슈퍼 오른쪽에 나 있는 좁은 골목길따라
오르막길을 5분 정도 오르면
쉽게 찾아갈 수 있는 곳이다.



벽화
골목길 오르막
담장에 그려진 벽화 그림이
오고 가는 이들의 눈길을 정겹게 붙잡기도 하고




사람과 자연이 만나는 천리도보여행
원주굽이길 원12코스 역사문화탐방길의 코스임을 알리는
원주굽이길 리본도
추월대로 오르는 길을 안내해 준다.



가을달
조선시대 강원관찰사였던 이민구(李敏求·1589~1670, 선조22년~현종11년)가 이곳에 올라
가을 달을 보고 그 경관이 좋아서
추월대로 붙였다는 시 한수가 전해져 오고 있다.
官齋豐日暇(관아에 한가한 날 많아서)
又賞南臺秋(다시 남대의 가을 경치 감상하네)
遊矚詎幾時(유람한 때 언제던가)
莽然陳跡愁(아득히 묵은 자취에 시름하네)
天高餘景晏(하늘 높고 남은 해 저물어 가니)
野風日脩脩(들녘 바람 소리 날로 스산하네)
郊虛金氣晶(빈 교외에는 가을 기운 빛나고)
秔稻半已收(벼는 이미 반이나 수확했네)
田家各歲功(농가마다 한 해 농사 마쳐)
鎌銍朝夕休(아침저녁 낫질도 쉬는구나)
所悲客行子(슬프게도 객지 찾아가는 사람은)
勝地難久留(경치 좋은 곳에 오래 머물기 어렵네)
遠遊令人老(먼 유람이 사람을 늙게 하는데)
況兼遲暮憂(하물며 늘그막의 근심까지 겸했음에랴)
哀歌與急管(슬픈 노래와 요란한 연주 소리)
爲爾且停輈(너 때문에 또 수레를 멈췄구나)
佳期逝不待(좋은 때는 기다리지 않고 지나가서)
霜露霑白頭(서리 이슬이 하얀 머리를 적신다)
抛杯戀長道(잔 내려놓고 먼 길 생각하니)
離別眞悠悠(이별하는 마음 참으로 아련하다)
※ 한국고전종합DB에서
이후 수많은 문인들이 남산에 올라
가을 달을 바라보며 시흥을 돋우던 곳이리라
1995년
당시 정호돈 원주시장께서 깊은 관심을 갖고
원주시와 원주문화원에서 일부 터를 확보하고 기념비를 세웠는데
기념비 옆면에는
이민구(李敏求)의 한시 ‘등추월대(登秋月臺)’
한시를 풀이한 내용
건립 배경 등이 새겨져 있는데
시간의 흐름으로 글자색이 퇴색되어 읽기 어려우니 아쉬움이 밀려온다.





쉼터
추월대가 있는 남산은 보존가치가 높아
마을 주민들은 물론, 역사학자나 문인들도 종종 찾는 곳이라
편안히 쉬어갈 수 있도록 벤치가 놓여 있다
추월대가 있는 곳에서 내려다 본 원주
눈부시게 발전하는 도시임을 확인하니
가슴이 뿌듯해진다.




원동 남산 재개발
남산에는 오래된 주택들이 많아
재개발 비상대책 준비위원회를 결성,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그 사업들이 성공을 거두는 날
추월대가 있는 남산은
시민들의 쉼터로 변신할 터이니
그 날이 기다려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