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석일지

임진강으로 가다

기산 장기하 2014. 10. 8. 07:42

지난 7월 26일, 의정부 예술의 전당에서 개최된

한국수석회 경기지역회 제9회 회원전에 간 적이 있었는데

수도권에서 생활하시는 동호인들이 임진강에서 탐석한 작품들이

전시장 한 실에 진열되어 있었는데

함께 관람하는 동호인들의 눈과 마음을 끌어당기면서

많은 관심을 불러 일으키고 있었다.

오랜 세월 물길을 따라 흐르면서

자연적으로 수마가 잘 이루어져 피부가 아주 고왔고

석질도 매우 단단해 보였으며

사람의 얼굴을 빚어낸 형상석과

평원경이 돋보이는 작품들이 많았으며

한 여름의 햇살을 받아내어 잘 영글은 호박의 색상을 띠고 있었는데

나는 참석한 동호인들과 석담을 나누다가

탐석에 대한 기존의 생각을 고정된 관념을 바꾸어야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수석의 보고였던 남한강의 개발로 인하여

탐석이 어려워진 환경에서

수도권에 계시는 동호인들이 자주 찾을 수 있는 산지가 임진강이라고 한다.

남한강에서는 변화석을 즐겨 찾다가

문양석으로 탐석의 관점을 바꾸게 되었고

지금은 그 마저도 어려운 탐석지가 된 현실에서

남한강에서 탐석을 하던 고정관념으로

수도권에서 접근하기 용이한 임진강에서 탐석을 하기는 어렵다고 생각하신 수석동호인들께서

임진강에 분포된 돌 중에서

호박 계열의 색상에

수마가 잘 이루어졌고

형상석을 빚어낸 작품을 사랑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 이후로

평소 서로가 관리하는 카폐를 드나들면서 애석생활의 교감을 나누던

의정부에 계시는 석화(김광겸)님이

임진강에서 탐석한 이야기와 작품을 접하게 되니

임진강 산지에 대한 그리움은 날로만 커져만 갔다.

 

풍성한 수확의 계절 가을이 찾아오면

평일이나 주말에도 여러가지 행사에 참여해야 했던 나에게

10월의 첫 주말인 일요일은 특별한 일정이 잡혀 있지 않기에

영월에 계시는 수석동호인들과 임진강 탐석을 함께 하기로 하고

석화님께 폰을 넣었더니

산지를 안내해 주시겠다는 반가운 말씀을 주시며

네비게이션의 목적지를 '임진교'로 입력하고 오면 된다는 정보를 주시었다.

 

석화님의 동의에 감사드리며

원주에서 ‘임진교’로 가는 길찾기를 하였더니

춘천, 가평 방면으로 가는 길과

이천, 의정부로 가는 길이 검색되는데

거리의 차이는 별로 나지 않지만

자동차의 흐름이 원활할 것으로 예상되는 춘천, 가평 방면으로 찾아가기로 결정을 하였다.

 

일요일 이른 아침인 6시 40분에 집을 나서 자동차의 시동을 걸고

네비게이션의 목적지를 ‘임진교(경기도 연천군 미산면)’로 설정하니

180km의 거리에 3시간 정도 소요되는 것으로 안내되고 있었지만

거리를 생각하면 도착 시각은 당겨질 것으로 예상하면서

영월에서 출발하여 오신 돌샘수석원 김동식님, 우정(윤상욱)님, 요수(심진철)님을

원주 남원주IC 부근에서 만나

요수님의 애마로 옮겨 타고

오전 7시 원주를 출발 상냥한 아가씨의 음성 안내를 받으며

신나는 마음으로 임진강을 향해 달려갔다.

 

원주를 출발한지 25분을 넘기며 홍천강휴게소에 도착 아침 식사를 한 후

8시에 출발하여 춘천IC를 통과하니 남은 거리는 105km이다.

팔미교차로, 의암터널을 지나

8시 40분경에 가평군 청평면 하천교차로에서 일동 현리 방면으로 향하니

남은 거리는 65km로 줄어든다.

서파교차로에서 김화, 일동 방면으로

동교차로에서 일동방면으로,

만세삼거리에서 신철원, 운천 방면으로 도로를 바꿔타면서

신장삼거리에서 좌회전하여 계속 직진을 한 후 전곡을 지나

임진교에 도착한 시각은 9시 30분으로

원주를 출발하여 2시간 30분만에 목적지에 도착하였으니

생각보다는 빨리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었다.

간식거리와 음료수를 미쳐 준비하지 못하였는데

임진교를 건너기 전 우측으로 미산 하나로마트 표지판이 보이기에

간단히 장을 본 후

석화님을 만나기로 약속한 미산우체국에서 잠시 기다리다가

오전 10시 의정부에서 달려오신 석화님과 조우할 수 있었다.

 

석화님의 차를 따라 탐석지로 이동을 하는데

임진교 하류지역 제방길 주변에 조성된 ‘임진물새롬랜드’에는

가을날의 행복한 추억을 만들기 위해 관광을 오신 분들이 텐트촌을 형성하고 있었고

제방길을 따라 하류로 내려가는 길 좌우에는

가을의 전령사 코스모스 꽃들이 예쁜 얼굴로 방실방실 웃으며 반겨주고 있는데

좌측 임진교 하류 강에서 탐석을 하시는 분들의 모습이 여기저기 보인다.

임진교에서 제방길을 따라 하류로 2km 정도를 내려가 휘어지는 부분에서

강으로 내려가는 길을 따라 300m 정도를 간 일행은

차를 멈추고 돌밭에 발을 내딛을 수 가 있었다.

 

구름 한 점 없는 맑은 하늘

산뜻한 공기와 흐르는 물소리

바람에 흩날리는 억새풀을 보며

자동차에서 임진강에 발을 올려 놓으니

잘 익은 누우런 호박의 색상을 지닌 크고 작은 옥석의 수석감들이

마음을 잡아당긴다.

 

잠시 간식거리를 펼쳐 놓고

막걸리 한 잔을 주고받으며

덕담을 나누었는데

석화님은 건축 설계사를 하시는 분으로

해석에 관심을 갖고 애석생활을 이어 오시면서

daum에 인터넷 카페 '애국청심'을 개설 운영하실만큼

수석문화의 대중화를 위해 노력해 오고 계시는 분으로

근래에는 임진강의 돌향기에 마음을 빼앗기고

이 곳 산지의 탐석 작품을 수석 카페를 이용해 전국에 널리 알리다보니

전국에서 임진강으로 탐석오시는 분들께 산지를 안내해 드리며

수석인들과 활발한 교류를 이어가고 계시는 분임을 알 수 있었는데

수석에 대한 가치관이 확고하신 분임을 느낄 수 있었다.

 

이 산지에서 주의깊게 살피며 탐석할 작품과

주요 탐석 지점에 대한 설명을 들은 후

명석과의 인연이 다가오기를 기대하면서

각 자 돌밭으로 흩어져 보물찾기를 시작하였다.

 

차를 주차한 부근을 중심으로 탐석하면서

석질을 빨리 파악하기 위해 돌밭을 살피는데

현무암 계열의 작품과

구름이 흐르는 문양석이 눈길을 빼앗아 가는데

주먹만한 크기의 둥근 현무암으로

상단에 비스듬히 자그마한 투가 형성된 작품을 만나

가방에 넣었고

검은 색상을 지닌 강질의 작품을 만났는데

세 부분의 산능선이 이루어진 변화는 좋았지만

앞뒤의 살이 오름이 부족하여 카메라에 담는 것으로 만족하였다.

잠시 후 선의 흐름이 인상적이고

크기가 좋은 산지 특유의 작품을 만나

석화님의 자문을 받을 생각으로 주차한 장소로 옮겨 놓고

물 건너 돌밭을 향해 발걸음을 옮기는데

"기산님이 아니십니까?" 하는 인사말을 건네주시는 분을 바라보니

석맥회 고민배 회장님이셨다.

반가운 마음으로 인사를 나누고

원로 수석인으로 자유기고를 통해 수석문화 확산에 진력하고 계시는

두연(이종호) 선생님과 함께 오셨다는 이야기를 듣고

선생님을 찾아가 인사를 드리니

책 한 권을 선물로 건네주시기에

"한 글자 한 글자 놓치지 않고 읽어 보겠다."는 인사말을 건네며 넘겨받았다.

 

탐석을 마치고 떠나가신 다는 일행과 헤어져

얕으막한 강물을 건너 넓은 돌밭으로 찾아가 탐석을 하는데

크기가 좋고 수마가 잘 이루어진 인상석 한 점을 손으로 집어 들고

식별하기 좋은 곳에다 놓아두고 주위를 둘러보는데

서울에서 오신 청림님께서 다가오시는 것이였다.

반가운 인사말을 나눈 후

방금전에 탐석한 작품을 보여드리며 자문을 구하였더니

다른 작품을 찾아 보라는 말씀에 미련을 버렸다.

 

청림님께서 탐석하신 작품을 살펴보는데

한 작품은 커다란 눈이 분명한 인상석이였지만

눈 아래 필요 없는 선이 있어 내려놓아야 되겠다고 하시고

다른 작품은 질, 형, 색이 모두 좋아 흡족해 하시고 계시었다.

함께 오신 일행이신 한기석님과 유양호님을 만나 인사를 나누는데

석화님이 다가오시어 석연의 만남을 추억으로 담아 주시었다.

탐석을 오면 자연환경과 벗을 할 수 있어 즐겁고

석연을 맺은 지인을 만나거나 새로운 석인을 만나는 즐거움이 있으며

나름대로의 작품을 만나 소장을 할 수 있는 즐거움이 있으니

탐석을 나오면 그 자체가 즐거움으로 가득차 오르는 기쁨도 있다.

 

오늘도 그러한 추억을 만들며 시간을 보낼 수 있음에 감사하며 보물찾기를 이어가는데

평원석 작품이 눈길을 잡아당긴다.

처음에는 낮으막한 작은 단봉경으로 보였으나

두 손으로 들어 올리고 살펴보니

전면의 작은 변화가 매력이 있고

상단의 넓은 평원이 보기 좋았는데

곁에 계시건 석화님도 호평을 해 주시기에

나와의 인연됨을 행복하게 생각하며 가방에 담기로 하였다.

 

가방을 내려 놓고 상류로 오르며 탐석을 하다가

조금 전의 작품보다 크기가 더 좋았고

밑자리는 칼로 자른 듯 평평하였으며

상단에는 높고 낮은 언덕 동산의 부드러운 흐름의 경이 좋아 보이고

몸통을 웅크리고 앉아 있는 물개의 형상으로도 보이는 작품을 만나

또다시 석화님의 자문을 구하였더니

본인도 이 작품을 몇일 전 보았는데

고민을 하다가 사진으로만 담고 두고 갔던 작품이라 하시며

취석에 손색이 없는 작품이라는 말씀에

먼 거리를 달려 온 몸의 피곤함을 씻어 내릴 수 있었다.

 

오늘은 두 작품과의 만남으로 만족해 하며

가까이 다가오고 계시는 우정님의 탐석 작품이 궁금해 이야기를 건네니

앞 부분에는 넓은 평원이 펼쳐져 있고

뒷 부분 가운데 자리에 봉이 살짝 솟아오른 작품으로

멋스럽게 다가오는데

이러한 경석을 만나기가 쉬운 일인가

남한강에서 오석의 석질에 이러한 작품을 탐석하였다면

수석인들 사이에 소문이 빠르게 번져갈 것이다.

"오늘 우리 일행의 장원석"이라는 덕담을 건네며

축하의 인사를 주고받았다.

 

12시를 넘기며 중식 걱정을 하였더니

석화님께서 인근 지역 식당에 폰을 넣어 배달이 가능한지 알아보는데

친분이 있는 분의 전화에 식당 주인이 흔쾌히 수락을 해 주시어

잠시 후에는 돌밭으로 배달된 굴밥으로 점심 식사를 마치고

다시 돌과의 만남을 위해 보물찾기를 하다가

칠년 전 단양 영춘 돌밭에서 만나 석연을 이어가고 있는

서울에서 오신 다원(김명헌)님을 만나 인사를 나누고

카메라에 추억을 담은 후 보물찾기를 하였지만

마음에 드는 작품이 또다시 내 품에 안기는 것을 석신은 허용해 주시지 않는다.

 

오후 3시경 먼 길을 돌아가야 하기에

5시간에 걸친 탐석을 마무리하며

석화님께 감사의 인사를 드린 후

주차한 곳으로 돌아 와

요수님과 김동식님의 탐석 작품이 궁금하여 여쭈어 보니

두 분 모두 좋은 돌과의 인연을 맺으셨기에

산지를 떠나 귀가 길에 오를 수 있었으니

마음속의 작품들을 품에 안고 돌아오는 길은

행복감에 젖어 있었다.

 

갔던 길을 되돌아오며 산지를 출발한 지 2시간 30분이 지난

오후 5시 30분경 원주에 도착하여

함께 한 일행들을

7시에 영월에서 다시 만나기로 하고 헤어진 나는

집에 들려 간단한 혼자 살림의 반찬거리들을 챙긴 후 나의 애마로 영월에 도착

동행하였던 분들과 술 한 잔을 나누면서

임진강 탐석이야기로 꽃을 피우며

탐행의 마침표를 찍었다.

 

* 임진교 하류 '임진물새롬랜드'에서 산지로 가는 제방길 *

 

* 임진물새롬랜드 뒷편 제방 아래의 산지 *

 

* 오늘의 탐석지 풍경 *

 

 

 

* 탐석을 온 일행을 위해 석화님이 건네주신 선물석 *

 

* 기산의 탐석 작품들 *

 

 

 

* 우정(윤상욱)님의 탐석 작품 *

 

* 요수(심진철)님의 탐석 작품 *

 

* 김동식님의 탐석 작품 *

 

* 탐행의 즐거움을 함께 나눈 동호인들 : 왼쪽부터 요수님, 김동식님, 석화님, 우정님 *

 

* 산지에서 만난 동호인들 : 좌로부터 청림님, 유양호님, 기산, 한기석님 *

 

* 오랫만에 만난 다원님과 함께 *

 

* 탐행의 즐거움을 함께 나눈 동호인들 : 왼쪽부터 우정님, 석화님, 김동식님, 요수님 *

 

* 기산이 탐석 후 사진만 담아 온 작품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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