뱃재넘이길은 귀래면사무소에서 동쪽방향인 운남저수지와 뱃재를 거쳐 제천시 백운면 화당리로 이어지는 코스로 마을 안길과 숲길을 걸을 수 있는 명품 길이다. 뱃재는 1872년 지방 지도에는 ‘신라 경순왕이 원주 용화산의 커다란 암벽에 미륵을 조각하게 하고 황산사에 종을 달게 하여 매일 아침 저녘으로 스님이 종을 치게 한 뒤 이 고개에서 종소리가 나면 미륵불을 향하여 향배하였기 때문에 오래 전에 배(拜)라고 이름지었다’라는 내용이 수록되어 있기도 하다. 또한 조선 단종왕도 1457년에 부론과 귀래를 거쳐 영월 청령포로 가는 유배길에 넘은 고개이기도 한 것처럼 역사적 이야기가 많은 곳이다. 뱃재에서 백운면 화당리로 가는 길은 최고의 숲 체험을 할 수 있는 임도로 몸과 마음을 힐링 할 수 있는 아름다운 길이다.
원주 굽이길 제12코스인 뱃재넘이길의 출발점인 귀래면사무소에서 원주굽이길 제12코스 안내도롤 보고 주요 지점을 정리하면 아래와 같다.
귀래면사무소(시작점)→귀래묵집(400m)→이동교(2.5km)→운남2리회관(3.1km)→운남2교(3.9km)→다리골정류장(4.9km)→삼거리(5.5km)→뱃재정상, 임도 시작점(6.8km)→안내표지판, 정자쉼터(7.6km)→갈림길(11.2km)→송전탑(11.7km)→임도종점(13.2km)→과수원 앞 갈림길(13.5km)→화당로5길94(15.1km)→적조암(15.6km)→화당로5길8(15.9km)→화당교(16.7km)→화당초등학교(17.1km)
원주굽이길 12코스의 출발점인 귀래면사무소에서 코스안내도를 확인한 후 동쪽 방향으로 원주∼충주를 이어주는 자동차전용도로를 바라보며 걷다가 귀래묵집을 지나며 도로에서 벗어난 길을 따라 가면 자동차전용도로 아래를 통과하게 된다. 논과 밭 사이의 길을 지나 귀래면사무소와 운남리 백골을 이어주는 길을 만나면 다시 귀래 방면으로 조금 내려와 왼쪽 방향의 산 밑을 따라 굽이길은 이어진다.
귀래로 흘러 흘려가는 하천 위에 놓인 이동교를 건너면 운남2리 백골로 접어들면서 아주 오랫동안 마을 주민들에게 쉼터가 되어준 커다란 느티나무가 반겨준다. 이곳에서 잠시 숨을 고르고 운남저수지 방향으로 오르면 오른쪽 하천 건너편에 오래된 소나무가 반갑게 다가오고 운남2리 마을 회관 앞을 지나면 운남저수지가 눈앞에 펼쳐진다.
저수지에서는 겨울 낚시를 즐기는 강태공들이 추위를 잊은 채 고기가 낚이기를 기다리고 있었고 저수지 건너 아스라이 보이는 마을과 산 능선 가운데 부분이 뱃재 정상인데 내가 걸어가야 할 곳이다. 저수지 좌측 방향을 끼고 돌면서 비바람 등 풍파를 이겨낸 소나무 한 그루가 멋스럽게 다가오고 임벌동으로 오르는 입구에서 그림같은 펜션들이 손님들을 기다라고 있었고 운남2교를 건너기 전 좌측으로는 ‘청정화수; 된장, 고추장, 막장을 담아내는 간판과 함께 뒤편으로 햇살을 받고 있는 장독들이 줄지어 놓여 있었다.
운남 2교를 건너 저수지와 멀어지면서 다리골 마을이 가까이 다가온다. 다리골, 제천·충주 방면을 알려주는 도로표지판이 있는 삼거리 저점에는 버스정류장이 있고 다리골로 접어드는 길가에는 커다란 돌에 다리골 마을 이름과 고향 모임회 기념비, 운남리 고향회에서 1997년 11월 21일 심은 은행나누, 기념식수가 있는데 고향모임회 기념비에는 마을이 생겨난 유래가 아래와 같이 적혀 있었다.
이 마을의 유래는 지금으로부터 약 삼백여년 전 안씨가 강를에서 새로운 삶의 터전을 찾아다니던 중 귀래에서 뱃재를 보고 있노라니 백운령과 갈매봉이 뚜렷해 다래 넝쿨을 제거해 논밭을 일구고 마을을 이루니 이름이 다래골이라 부르기 시작하여 현재의 다리골이 되었다. 그 후 많은 사람들의 고향이 된 이곳을 아끼고 영원히 보존하는 뜻에서 1979년 12월에 ‘고향모임회’라는 친목단체로 발족되어 마을의 발전을 위하여 기여하는 바 이 비를세우니 다리골이여 고향 모임회 회원들과 함께 영원히 빛나고 발전하리라
원주시 귀래면 운남리 교동(다래골), 1997년 9월 7일 건립
다리골 마을 안길로 접어들어 걷다가 사람들을 만났다. 1980년대 귀래초등학교에 교사로 재직하던 시절 가르친 제자를 만났고 학부모도 만났다. 반가움의 인사를 나누며 집에 들려 차 한 마시고 가라는 권유를 받았지만 양해를 구하고 다음 만남을 기약하며 뱃재로 오르는 길은 임도길이였는데 지금은 포장이 되어 있었고, 내린 눈이 녹지 않아 빙판을 이루고 있었기에 조심조심 안전하게 발걸음을 내딛었다.
뱃재 고개 마루에 올랐다. 충청북도 제천시 백운면이라는 안내표지판위에는 ‘화당로’라는 도로명이 적혀 있다. 잠시 고개 마루에서 쉬며 ‘뱃재’의 유래를 살펴보았다.
맷재는 귀래 배골에서 다리골을 지나 충북 제천시 백운면으로 넘어가는 고개를 말한다. 고개 높이는 530m 이다. ‘뱃재’라는 이름에는 여러 유래가 있는데 첫째는 신라 경순왕이 이곳에서 내려 고향을 향하여 절을 했다 해서 배재라 하고, 두 번 째는 경순왕이 황산사에 있을 때 월악산에 있던 덕주공주가 찾아올 때 이곳에서 배례를 했다고 하여 ‘뱃재’라고 한 것, 마지막 세 번째는 전국에 배와 관련된 고개나 산이 많은 것처럼 배가 넘어왔다거나 배나무가 많기 때문에 ‘배재’라고 한다.
‘뱃재’ 정상에서 오른쪽 방면은 임도가 시작되는 지점이다. 임도에는 눈이 녹지 않았다. 오랜만에 눈길을 걸으며 추억을 만드는 복을 누리며 길을 걷다가 정자를 만났다. 그곳에는 원주굽이길 제12코스 인증샷을 남길 수 있는 스탬프 도장이 있었지만 수첩을 가져 오지 않아 다른 종이에 찍어 보는 것으로 만족하고 다음날 다시 오겠다는 기약을 허공에 남기고 다시 걸음을 이어갔다.
눈이 쌓여 있는 임도길, 나무들은 옷을 벗어 앙상하게 보였지만 시원한 맑은 공기는 폐속을 파고들어 상쾌함이 가슴 속을 채우고 있었다. 갈림길이 나서면 내가 가야할 길을 굽이길 리본이 반겨주며 안내해 주고 있었으니 편안한 마음으로 즐겁게 걷다가 얼음이 얼어 녹지 않은 빙폭의 계곡을 지나 송전탑에 이르러 짧은 쉼을 청하였다.
임도를 따라 다시 내딛는 발걸음은 벌목 공사를 하는 부분도 있었지만 어려움없이 통과할 수 있었고 계곡을 흐르던 물이 꽁꽁 얼어 형성된 빙천 계곡의 멋스러움은 발걸음을 붙잡기도 하였지만 나의 두 발은 어려움없이 임도의 종착점을 지나고 있었다.
임도의 끝지점을 지나 200m 정도를 가서 좌측에 주택이 보이는 지점에서 오른쪽 방향으로 오르막 길을 따라가니 왼쪽으로 과수원이 있었고 사과나무에는 겨울을 나며 새들의 먹이가 되어 주는 사과가 매달려 있어 한겨울에 보는 사과가 정겹게 다가왔다.
다시 이어지는 길은 경운기가 다닐 수 있는 정도의 폭이 넓은 길이 산자락을 타고 이어지고 있었다. 자연스럽게 자란 소나무가 둥근 자태를 뽐내는 지점에 이르니 하늘높이 오르고 있는 은행나무가 반겨주고 길옆에는 복분자 나무가 연속적으로 이어지고 무리지어 있는 풍경이 인상적이었다. 자연적으로 자라난 나무일까? 복분자를 얻기 위해 인위적으로 심어놓은 것일까? 궁금증이 밀려와 복분자 나무가 군락을 이루는 곳에 주택이 있어 주인분께 여쭈었더니 언제든지 와서 자유롭게 따가도 된다고 하시기에 여름날 다시 찾아 오겠다는 인사를 드리고 옮기는 걸음은 적조암에 도착하였는데 사람은 보이지 않고 문은 잠겨 있으며 적막이 감도는 곳이라 길을 지나는 마을 분께 궁금증을 풀려고 여쭈어 보니 황토방도 아니요, 펜션도 아니며, 작은 민간 사찰도 아니라고 동네 분이 귀뜸을 해 주신다.
적조암을 뒤로하며 걸음을 옮기며 고개를 들어 바라보니 저 만큼에 학교 건물이 보이는데 오늘의 목적지인 화당초등학교로 보인다. 굽이길 안내 리본을 따라 마을길을 지나 화당교를 건너 학교 담장을 끼고 도착한 곳은 화단초등학교 정문이었다. 학교 안을 살며시 들여다보고 버스정류장 뒤편에는 하늘을 향해 오르고 있는 오래된 나뭇가지에 새들의 둥지가 정겹게 다가오고 있었다. 버스정류장을 지나며 주민들의 건강생활을 위한 운동기구들이 놓여 있는 지점에 원주굽이길 13코스 안내도가 있었으니 12코스는 여기에서 걸음을 멈추게 하였다.
봄날이 되면 환상적인 임도 길을 따라 아름다운 꽃들과 함께 멋스러운 추억을 만들 수 있는 원주굽이길 12코스로 여러분들을 초대하며 뱃재넘이길 발걸음 마침표를 찍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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