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 굽이길 제13코스인 구학산 꽃댕이길은 화암초등학교를 시점으로 기악괴석과 울창한 숲속으로 깨끗한 물이 흐르는 덕동계곡을 지나 597번 국도를 따라 운학재(구력재)를 넘어 원주시 신림면 구학리 석동종점까지 연결되는 길이다. 옛날 아홉 마리 학이 살았다는 983m 높이의 구학산 둘레길을 시계방향으로 끼고 돌아가는 길이며 이 일대의 숲에는 봄·여름·가을 계절별로 다양한 종류의 야생화가 곳곳에 피어 걷는 이들을 유혹한다. 도보 여행을 하시는 분들은 여름철 피서지로 유명한 덕동 계곡에서 발을 담그며 피로를 풀고 가시면 더욱 아름다운 추억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구학산 꽃댕이길을 걷고 싶은데 출발점인 제천시 백운면 화당초등학교까지 대중교통을 이용하여 어떻게 갈 것인가? 나의 고민이 깊어지며 이곳저곳에 전화를 걸어 알아보았으나 신통한 답변을 들을 수가 없었기에 귀래면 운남리 다래골까지 버스를 타고 가서 뱃재를 넘어 걸어갈 것인가? 하는 생각도 하였지만 버스 시간대가 적절치 않아 시외버스를 타고 제천시 봉양읍에 가서 백운면으로 간 뒤 그곳에서 걸어갈 생각을 하고 집을 나섰다.
3월 29일, 오전 7시 40분 원주시외버스터미널에서 제천으로 가는 버스를 타고 신림을 거쳐 봉양에서 하차한 후, 봉양농협 하나로마트 앞에서 약 10분 정도를 기다린 후 제천에서 충주방면으로 가는 버스에 승차를 하였다. 약 10분을 달려 백운면에 도착을 한 시각은 오전 8시 35분경이다. 오전 8시 55분 백운에서 화당리로 가는 버스가 있어 큰 기다림과 어려움 없이 화당에 도착하여 예진상회 앞에서 하차한 후 개울 건너편에 보이는 화당초등학교까지 약 200m를 걸어 구학산꽃댕이 길 출발지점까지 올 수 있었으니 참으로 다행스러운 일이였다.
출발점에서 원주굽이길 제13코스의 안내도를 보고 내가 걸어가야 할 코스의 주요 지점을 살펴보았다.
화당초등학교(시작점)→화당과수작목반집하장(200m)→화당로2길 112(1,3km)→덕동계곡야영장(2.2km)→별동자리펜션(3.3km)→운학교(5.1km)→구학산로21길 8-33(5.7km)→구학산로 23길 16(6.1km)→별이사는집(6.8km)→구력재(운학재) 정상(8.8km)→정자쉼터(9km)→황학동 마을길 진입(9.7km)→황학동 캠핑장(10.4km)→신림숯가마찜질방(10.8km)→석동 종점(11.5km)
코스를 살펴보고 간단한 준비운동을 한 후 오전 9시 10분을 넘기며 출발하여 50m 정도를 가니 화당교 옆자리에 있는 마을 안내 표지석과 유래비가 눈길을 붙잡기에 카메라에 담으며 마을자랑비의 내용을 읽어 보았다.
꽃댕이(花塘)의 발자취 : 본 화당 마을은 화당천과 덕동천이 합류하여 조화를 이루고 마을 앞 송림(松林)은 한 여름 더위를 잊게 하며 북쪽 삼봉산에 4계절 등산객들과 여름철 냇가에는 피서객들이 줄을 잇는 곳으로 고려 태조 23년(940)에 제주라 칭하여 관아가 있었고 주변에 향교골, 사장골, 점골, 옥터거리, 진장터, 백정막골 등의 지명은 그 당시 붙여진 이름이며 향교골에는 지금도 당시의 시와 조각을 볼 수 있으며 1980년 1월 25일 청자소완 외 7점의 유물이 발굴되어 현재 공주박물관에 이관 보관중이고 특히 1977년부터 부락민 모두의 단합된 힘을 과시 면 대항 체육대회에서 3년 연속 우승의 영광과 또 1991년 충북 농악제에 50여명이 출전하여 영예의 대상을 받은 바 있는 협동심과 단결력이 뛰어난 꽃댕이(花塘) 마을의 영광을 찾는 이의 옛 추억을 되새겨주는 아름답고 정겨운 마을이다.
마을자랑비에 새겨진 글자들이 오랜 풍파로 인하여 변질된 부분도 있었지만 화당 마을 사람들의 긍지와 자부심이 매우 높다는 것을 느끼면서 마을 자랑비를 뒤로 하였다. 화당보건진료소 방면으로 접어들어 화당과수잡목반 집하장을 지나는 길 좌우로는 사과나무 밭들이 조성되어 있는데 올해도 사과가 주렁주렁 열리기를 기원하며 걷는 발걸음은 시멘트 포장도로를 지나 왼쪽 산자락에 놓인 수로와 오른쪽 덕동천 사이의 숲길을 따라 걷다가 덕동천 유원지에 도착하였다. 맑은 물, 시원한 공기는 이곳을 지나는 사람들 모두가 잠시 쉬어가며 물에 발을 담그고 싶은 그러한 풍경과 물속에 놓여 있는 거북이 형상을 닮은 바위와 물 밖에 놓여 있는 형제바위일까? 자매바위일까? 멋스러운 자태들을 구경하며 카메라에 담아 보았다.
유원지를 벗어나며 도로에 올라 ‘심산유곡 명경지수 덕동계곡’ 표지석을 보며 아래에 있는 설명 자료를 읽어 본 후 뒤편 덕동계곡으로 오르고 싶었지만 발걸음은 내가 가야 할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었다.
백운봉(1,087m)과 십자봉(985m)에서 발원하여 심산유곡을 따라 서에서 동남쪽으로 아홉 구(九)자처럼 물줄기가 흘러 구수애(九水涯)에 이르게 되는데 그로부터 약8km를 덕동계곡이라고 부른다. 이곳은 산 높고 물 맑은 청정지역으로 자연경관이 수려할 뿐만 아니라 각종 민물고기들이 서식하고 있으며 주변 숲에도 야생 동식물들이 많이 서식한다. 경관이 뛰어나고 생태적으로도 보전할 가치가 높기 때문에 2002년 11월 1일 충북의 자연명소로 지정되었다.
백운과 제천, 덕동계곡, 운학방면으로 연결되는 삼거리를 지나니 민박, 펜션 등이 좌우로 이어지고 도로변 산자락에는 산수유 꽃이 노랑 꽃망울을 터트리며 봄 편지를 전해주고 있었다.
운학 방면에서 흘러내려오는 하천에는 커다란 바위들과 그 위에 작은 돌을 쌓아 올린 돌탑들이 보이는데 돌을 쌓으며 빌었던 소원들을 이루시길 기원하며 운학교를 건너 원주~제천을 연결하는 복선전철 제3공구 박달터널 시점(11,230m) 아래를 통과하며 ‘빠르고 편안한 안전한 철도, 한국철도시설공단이 건설합니다.’라는 글을 보며 국토 건설에 매진하시는 모든 분들께 감사의 박수를 쳐 보았다.
철도 공사가 진행되는 지점을 지나 신림과 운학으로 이어지는 삼거리에서 좌측 방면으로 접어들어 운학교를 건넌 후 오른쪽 느티나무 아래에 도착하니 시계의 바늘은 오전 10시 20분을 가르키고 있었기에 쉼을 청하였다. 백운면 운학리에 소재한 이 느티나무는 2003년 5월 9일 제천시 보호수로 지정되었으며 수령 200년, 높이 15m, 둘레 5.2m로 관리자는 마을이장이라는 안내판이 설치되어 있었다. 느티나무 가지마다 연두색 새싹들이 돋아날 날들이 점점 가까워오니 더 많은 사람들에게 휴식처를 제공해 줄 것이라는 생각을 하면서 발걸음을 재촉하였다.
중촌 마을 방면으로 향하는 길옆에 자리 잡은 그림처럼 아름다운 집에는 멋진 자태를 자랑하는 산수유나무가 꽃망울을 터트릴 준비를 하고 있었고 돌담에는 바위나리, 돌단풍이 새싹을 내밀며 하얀 꽃을 피우고 있었다.
구학산로 길을 따라 걷다가 왼쪽에 보이는 ‘전주이씨익현군파’ 묘지가 있는 지점에서 운학재로 이어지는 도로와 다시 만났다. 이제부터는 오르막길이라 발걸음을 천천히 움직이기로 하였다. 이 곳 도로변 좌우로 민박과 펜션들이 보이는데 운학민박 입구에 자리 잡은 느티나무 앞에서 발걸음이 멈추었다. 백운면 운학1리 870번지에 소재한 이 느티나무는 2003년 5월 9일 제천시 보호수로 지정되었으며 수령 200년, 높이 13m, 둘레 6.2m로 관리자는 마을이장이라는 게시판이 눈에 들어왔다.
느티나무를 뒤로 하고 조금 더 가파른 도로를 따라 오르며 들꽃민박을 지나 해발 530m인 운학재 고갯마루에 올랐다. 이 고개는 충청북도와 강원도의 경계지점인 곳으로 ‘하늘이 내린 살아 숨쉬는 땅, 강원도’라는 글씨가 가슴속을 파고드는 것은 내가 강원도 사람이기 때문이리라. 고개를 넘으며 도로 우측으로 안내 글이 있기에 살펴보니 이곳은 토종벌(꿀) 보호지역으로 외지양봉업자 출입금지, 외지인이 빈 벌통을 높은 행위 금지, 밀원을 훼손하는 행위 금지, 신림면 토종벌(꿀) 작목반원 일동이라고 적혀 있었다.
고개를 넘어 내리막길을 조금 가서 오른쪽에 있는 정자쉼터에 도착한 시각은 오전 11시 30분경이다. 그곳에는 원주굽이길 제13코스 인증 스탬프 함이 있기에 인증 도장을 찍고 준비한 간식거리로 요기를 하며 휴식을 취하면서 피곤해 지는 몸을 재충전하는 시간으로 보냈다.
정자쉼터를 떠나 내려가던 나의 발걸음은 오른쪽 방면에 놓인 황학동 마을 표지석을 끼고 포장도로를 벗어나 냇가 길을 따라 내려갔다. 잠시 후 황학동 캠핑장을 지나고 소나무 사이의 길을 따라가니 신림 숯 공장이 나타난다. 숯 공장에서 나오는 연기들은 하늘로 오르며 춤을 추고 있었다. 숯 공장을 지나 포장도로를 다시 만나 오른쪽으로 잠시 걷다가 석동 마을 안길로 접어들었다. 새로 신축한 주변의 집들은 모두 그림처럼 잘 가꾸어지고 있었다. 그리고 잠시 후인 낮 12시 20분경 구학산꽃댕이길의 끝 지점인 석동종점에 도착하여 원주굽이길 제13코스 걷기 마침표를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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