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 굽이길 21개 코스 중 하나인 원4코스는 문막읍 동화리에 위치한 동화수목원 주차장을 출발하여 원점으로 회귀하는 코스로 거리는 7.5km이고 산 능선으로 이어지는 길이라 4∼5시간이 소요되며 난이도는 중간정도로 사계절 걸을 수 있는 길이지만 눈이 왔을 때는 아이젠을 준비하는 등 안전에 유의하여 한다.
명봉산(599m)은 치악산 남대봉에서 남쪽으로 뻗은 능선이 가리파 고개를 넘어 서쪽으로 휘어져 백운산과 덕가산을 이루고 그 여맥이 북쪽으로 이어나가 원주시 문막읍 동편에서 솟아오른 산이다. ‘봉황이 소리내어 운 산’이라 불리며 험하지 않으면서 자연 경관을 유지한 때묻지 않은 산으로 메나동과 동화골로 흐르는 계곡이 좋고 북서쪽의 간현과 판대역에서 바라보는 원경이 매혹적이다. 코스의 출발지인 동화수목원 내에는 향기원, 전시온실, 약용식물원 등과 산책로가 조성되어 있는데 주요 지점을 정리하면 아래와 같다.
동화마을 수목원 주차장(출발점)→숲길 들머리(300m)→송림터(600m)→승리나무(1.2km)→삼거리 쉼터(1.6km)→명봉산 상봉(3.3km)→명봉산 삼거리, 명봉정(3.5km)→명봉산 정상(3.9km)→명봉산 삼거리(4.3km)→형제 소나무(4.5km)→코끼리 바위(4.9km)→바람 쉼터(5.3km)→메나산(5.8km)→동화마을수목원 방문자센터(6.8km)→동화마을 수목원 주차장(7.5km)
명봉산 둘레길을 걷기 위해서는 원주에서 문막 방면으로 운행되는 시내버스를 타고 가다가 연세메디하임병원(구 수병원)을 지나 동화골 삼거리 주차장에서 하차하여 약 2km 정도를 걷거나 승용차를 이용하는 경우에는 동화골삼거리에서 신호를 받아 동화수목원 주차장으로 가면 된다.
원주굽이길 밴드에서 명봉산 둘레길 지킴이를 하고 계시는 양태형님의 글을 읽고 기회가 되면 함께 걷고 싶다는 멘트를 남기었더니 흔쾌히 동의를 해 주시어 같은 코스를 관리하고 계시는 양태선님과 함께 출발지인 동화수목원 주차장에서 순방향으로 갈 것인가? 오르막길이 적은 역 방향으로 걸을 것인가? 이야기를 나누다가 순방향으로 가기로 하고 발걸음은 내딛은 것은 12일 오전 8시 50분경이다.
상류 방향으로 훤히 닦인 길을 50여 미터 정도 갔을 때 좌측 방향에 신기한 소나무가 보인다. 하늘로 오르던 나무기둥에서 나온 가지 하나가 옆 소나무를 뚫고 들어간 모습을 보니 ‘19금’이라 부를 수 있는 사랑을 나누는 나무 연리지에 웃음이 나왔다.
미소를 머금으며 넓은 길을 따라 오르다가 숲길 들머리에서 표지목과 굽이길 리본을 보고 좌측 방면의 산자락을 갈 지(之)자 길을 따라 오르면 산 능선에서 소나무들이 반겨주는 송림터에 이른다. 길 안내 표지목에는 거리가 잘 표시되어 있고 리본도 곳곳에 부착되어 있어 길을 찾아가기에 불편함이 없다.
잠시 산길을 오르다가 좌측을 내려다보니 잡목과 수풀이 자라고 있는 평지가 보이는데 이곳은 조선 중종 때 활약한 사대부 이종숙의 묘가 있던 곳이라고 한다. 이종숙(李終叔)은 세종대왕의 증손으로 성리학에 밝았으며 특히 거문고에 능통하여 풍류를 즐겼다고 전해진다. 또한 이종숙은 기생 황진이의 일화로 유명하다. 이종숙이 황진이에게 유혹 당하지 않겠다고 호언장담하여 황진이가 시조 ‘청산리 벽계수야 ~’를 읊자 그 모습에 반해 말에서 떨어졌다고 한다.
다시 내딛는 발걸음은 길을 닦다가 중지된 듯한 지점에 이르게 되는데 대안리 방면으로 이어지는 길이지만 굽이길은 이곳으로 가지 않고 오른쪽 방면으로 이어지고 있으며 그 길을 따라 도착한 곳에는 ‘승리나무’라는 표지목이 설치되어 있는데 표지목 뒤편의 소나무 가지들이 승리를 상징하는 V자 모양을 하고 있으니 이 길을 가며 나무를 보는 모든 사람들이 삶의 길에서 만나는 어려움들을 잘 이겨내는 인생의 승리자가 되기를 소망하였다.
다시 어이진 발걸음은 표지목에‘쪽문바위’라고 적힌 지점에서 멈추게 되는데 높지 않은 두 개의 바위가 집의 대문처럼 마주보고 있는 형상을 하고 있었기에 잠시 쉬어가기로 하였다.
잠시 동안의 쉼을 통해 충전된 몸은 산 능선을 따라 오르막길을 가다가 삼거리 쉼터에 이른다. 표지목이 있는 지점 위 봉우리에 의자가 설치되어 있지만 리본을 따라 걸음을 이어가다가 평평한 바위를 만났는데 ‘명상바위’라고 동행한 분께서 알려주신다. 넓직한 바위에 앉아 가부좌를 틀고 눈을 감은 후 숲속에서 불어오는 바람소리, 소나무가 뿜어내는 향기를 가슴깊이 들이마시며 사색에 잠기면 마음의 번뇌들이 모두 사라지고 득도를 할 수 있을 것 같은 바위로 생각되었다.
잠시 후 도착한 곳은 손바닥바위, 평평한 바위의 모습은 마치 사람들이 손바닥을 펼친 둣한 모습이다. 이곳에서 다시 쉼을 청하며 주변 바위를 보니 사람의 코가 연상되는 바위도 보이고 골이 패인 바위도 보인다. 비와 바람에 의해 돌들이 자연스럽게 변화된 모습을 보면 그 세월이 얼마일까? 신비로움에 고개가 숙여진다.
잠시 후 일행의 발걸음은 명봉산에서 제일 높은 봉우리인 상봉에 도착하였지만 주위를 둘러보고 잠시 후 만나게 될 명봉산 정상을 향해 발걸음을 옮기었다. 잠시 후 명봉산 삼거리에 이르니 좌측으로 명봉정 정자가 보이고 그곳을 지나 둘레길 코스 중 가장 안전에 유의해야 할 지점을 통과한 후 흰색 로프를 잡고 조심조심 바위를 타고 오르면 멋진 자태를 뽐내는 소나무와 함께 명봉산 정상이 반겨준다.
해발 599m 라고 적힌 명봉산 표지석이 있는 정상에서 내려다 본 산 아래의 풍경은 세상을 나의 품속으로 안겨주고 있었지만 미세먼지로 인해 뿌옇게 보이는 풍경들로 아쉬움이 밀려온다. 굽이길 스탬프를 꺼내 인증 도장을 찍고 기념사진도 찍고 바위들을 하나 둘 살펴보니 넓직한 바위, 비스듬히 누워 있는 바위, 부처의 형상을 한 바위 등 기기묘묘한 형상에 감탄사가 터져 나온다, 오래 머무르고 싶은 마음을 뿌리치며 다시 명봉산 삼거리로 되돌아 와서 수목원 방향으로 하산하기 시작하였다.
하산하는 길은 숨이 차오르지 않고 체력소모도 적어 수월하지만 낙옆들이 많아 미끄러지지 않기 위해 조심해야만 하였다. 잠시 후 형제소나무가 있는 지점에 도착하니 수많은 송림들이 푸른 기상과 멋진 자태를 자랑하며 하늘향해 오르고 있었고 피톤치트 향내음을 뿜어내고 있었다.
소나무 가지에 솔방울이 박혀 있다, 지나가는 사람들이 만들어 놓은 것은 아닐터인데 누가 그랬을까? 라는 물음도 갖지 않고 지나칠 수 있었지만 동행한 지킴이께서 하시는 말씀이 다람쥐들이 눈이 내려 먹이를 구할 수 없을 때 솔방울 씨앗을 꺼내 먹기 위해 솔방울을 물어다가 끼워 넣은 것이라고 하니 다람쥐의 식량 창고인 것을 새롭게 알게 되었다.
내릭막 경사도가 높은 곳에는 로프줄을 매달아 안전하게 내려올 수 있었으니 줄 설치를 위해 고생하신 분들께 감사의 마음을 보내며 코키리 바위가 있는 지점에 도착하였다, 코키리 아저씨는 코가 손이라는 노랫말도 있는데 바위의 형상이 코키리의 큰 코를 닮았다.
바람쉼터를 지나 바위가 옹기종기 모여 있는 산자락을 오르는 길은 명봉산 둘레길 마지막 오름길이다. 이곳을 오르면 메나산인데 도착지인 동화수목원이 나무 숲 사이로 시야에 들어오기에 쉼없이 발걸음을 옮기었다.
이 지점까지 오면서 둘레길에서 여러 그루의 참나무를 만났는데 나무 가지에 솜뭉치 같은 것이 매달린 것이 보인다. 참나무 버섯은 아닌 것 같은데 덩어리가 손톱만큼 작은 것들도 떼어내려면 떨어지지 않는다. 몸에 좋은 약효를 지니고 있다면 사람들이 그냥 두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면서도 궁금증을 떨칠 수 없었다.
드디어 철제물로 조성된 전망대와 계단을 내려 와 수목원 동산에 발을 내딛는다. 이곳에는 국화과 식물들, 나리식물, 약용식물원이 재배되는 자연학습장으로 보고 체험하는 학습의 장이다.
동화수목원은 관광을 즐기며 산림자원을 보호하는 지혜를 키워주는 배움의 터전이다. 봄, 여름에 오면 더욱 볼거리, 즐길 거리가 많을 것이라는 생각을 동행인과 나누다보니 우리들의 발걸음은 출발지였던 동화수목원 주차장에 발걸음을 내려놓으며 바라 본 시계의 바늘은 오후 1시 20분을 지나고 있었으니 4시간 30분 정도가 소요되었다. 오늘도 안전하게 굽이길을 걸으며 건강을 챙길 수 있었음을 동행인 서로에게 감사하며 명봉산 둘레길 행보에 마침표를 찍었다.
자연과 벗하며 건강을 챙겨주는 명봉산 둘레길에서
아름다운 추억을 만들어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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