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뉴스

명소로 변해가는 '반곡역'에서

기산 장기하 2019. 1. 18. 06:30

치악산 자락을 따라

원주와 제천을 이어주며 중앙선 열차가 머무는 반곡역

중앙선 철로 변경으로 2020년 폐역이 될 역이지만

혁신도시의 건설과 함께 이용객들의 발걸음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고

근대기 지방 역사의 분위기가 잘 간직되어

여러 차례 드라마와 영화 촬영의 배경이 되었던 곳이라

사람들이 즐겨 찾는 명소로 변해가는 반곡역을 찾아갔습니다.


 

반곡역은

일제강점기 광산·농산·임산 개발을 목적으로 중앙선에 지은 역사로

지붕이 유난히 높으며

한국전쟁 당시 인민군이 장악하여 전투가 벌어졌던 곳이지만

평화로운 모습으로 찾는 이들을 반겨주네요.



 

반곡역을 찾으니

넓은 주차장 뒤편으로 혁신도시의 건물들이 하늘높이 우뚝 솟아있고

오래된 벚나무와 플라타나스 나무들은

화려하고 싱그러운 옷들을 갈아입을

따스한 봄을 기다라고 있었습니다.



 

맞이방이라 쓰여진 대합실로 들어가는 문 옆

반곡갤러리라는 글귀를 보며

문을 살며시 열고 들어서니

천정에는 종을 상징하는 모빌 작품이

벽면에는

상록시조회 최광경 시조시인님이 글을 쓰시고

백암 선생님이 붓으로 쓰신 반곡역을 다녀와서작품

여행객 없어지고 한적한 역사됐네

어쩌다 지나가는 기차의 기적소리

그소리 그리웠던가 남아있는 반곡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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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예작가 김용원님의 작품 見賢思齊

(견현사제 : 현명한 사람을 보면 그 사람처럼 되기를 생각하고, 현명하지 못한 사람을 보면 자기 자신을 돌아본다)

그리고

창문으로 내다보이는 혁신도시의 모습도 하나의 작품으로 다가옵니다.



지금은 공간으로 변한 공간의 벽

예전처럼 작가들의 작품들이 게시되어 감상할 수 있기를 소망해 보며

하루 네 번 운행 되는 열차 시간표를 바라보았습니다.


 

기차를 타는 곳으로 문을 열고 나가니

좌우로 철로가 시원스레 이어져 있고

때마침 달려오는 열차는 잠시 정차를 하였다가

제천 방면으로 멀어져 가네요.

 

반곡역 맞이방 문을 나오면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주최하고

2009 마을미술 프로젝트 추진위원회 및 () 한국미술협회 주관으로

생활공간 공공미술로 가꾸기 2009 마을미술 프로젝트 사업으로 추진

2009108일 제작 설치한

이동훈 작가님의 똬리굴

원민규 작가님의 영혼추모탑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반곡역을 찾아오는 사람들의 쉼터가 되어주는 공간에 조성된

철도 역사를 담은 반곡역 옛 사진전에서

가슴 아픈 철도 역사와 함께

전국적으로 널리 알려진 또아리굴과 백척교 역사의 옛 모습들을

사진으로 만나봅니다.

 

또아리 굴의 조감도와 터널 공사를 착수하기 전 현장의 모습들

 

터널 공사의 굴착 장면들

 

터널이 관통되자 이루어졌던 의식, 상봉, 연회 장면

 

터널 공사에 사용되었던 가솔린차와 기계들

 

교량을 건설하고 폭파하던 순간들

 


공사를 관리하거나 참여하던 사람들이 사용한 사무실과 숙소

 

이 모든 사진들은 귀중한 역사의 자료들이 되었고

사진들을 살펴보며

사람들의 힘든 위대함을 느낄 수 있었지만

공사의 현장에서 아픔을 감내했던 조상들의 모습이

한 편의 영화처럼 뇌리를 스쳐가네요.

 

다시 반곡역 주차장으로 돌아와서 바라 본 혁신도시

엄청나게 발전한 원주의 풍경들을 보며

이제는 추억 속으로 멀어져 간

어린 시절 즐겨 부르던 동요 기찻길 옆

기찻길 옆 오막살이 아기아기 잘도 큰다 / 칙칙폭폭 칙칙폭폭 칙칙폭폭 / 기차소리 요란해도 아기아기 잘도 큰다.’를 중얼거리다 보니

원주 시민이라는 것에 대한 긍지와 자부심으로

마음이 흐뭇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