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뉴스

원주굽이길(2-1코스) : 천마산길

기산 장기하 2020. 6. 2. 09:49

대한민국대표 건강도시 원주에는

사람과 자연이 만나는 천리도보여행

원주굽이길이 있다.

오늘은

2코스 칠백년 노송길이 지나는 승안정류장에서 갈라지는

2-1코스 천마산길을 걸어 보자.

천마산길 출발점인 승안정류소는

원주시내 공영버스 9번을 이용하면 되는데

오전 845분 원주시외스터미널 앞 시내버스 정류장에서 승차하면

20분 정도 소요된다.

 

천마산길

‘되처럼 생긴 마을 안쪽이 지형이 된다.’라고 하여 지어진 흥업면 대안리 ‘돼니’에서 시작된다. 돼니에서 동화리까지는 대안(승안)∼동화 임도길을 걷게 되는데 맑은 공기와 숲속 정취에 흠뻑 취할 수 있는 길과 만나게 된다. 임도 끝에는 황해도 관찰사를 엮임하고 황진이와의 일화로 유명한 벽계수 이종숙(세종대왕의 손자) 묘역이 자리 잡고 있다. 코스는 건등저수지를 거쳐 천마산(왕건의 백마가 하늘을 달린 듯하다)을 오른 뒤 포진 1리로 내려 와 문막시장에서 여정이 마무리 되는데 주요 지점을 정리하면 아래와 같다.

 

승안정류장(출발점) ↔ 돼니교(500m) ↔ 승안낚시터(900m) ↔ 대안∼승안임도 진입(1.4km) ↔ 임도 정상(2.1km) ↔ 벽계수 이종숙 묘역 입구(4km) ↔ 호동교(4.9km) ↔ 등건길(5.9km) ↔ 메나교(7.2km) ↔ 명봉산길 46-9(7.9km) ↔ 문막제2생활배수지(8.4km) ↔ 천마산(9.3km) ↔ 갈림길(9.9km) ↔ 개나리길 108(10.7km) ↔ 느티나무 쉼터(11.3km) ↔ 개나루길 3(11.7km) ↔ 포진3리 노인정(12.5km) ↔ 문막시장(13km, 도착점)

출발점인 승안정류장 마을안내도를 보며 마을 역사를 배우고

원주굽이길 도보여행 천마산길

이제부터 출발이다.

한 걸음 한 걸음 발걸음을 내딛는다.

오래된 느티나무의 기운을 받아

돼니교를 건너 승안낚시터에 이르니

강태공들은

낚싯대를 드리우고 고기도 낚고

세월도 낚으며

삶의 여유로움을 찾는다.

낚시터를 지나면 약간의 오르막길,

오른쪽 산자락에 태양광발전 시설이 보인다.

차단봉이 있는 임도길로 진입하는 길

가파른 오르막에 숨이 차오르지만

곧이어 나지막한 경사로를 따라 걷는 숲길은

피톤치트가 품어내는 맑은 공기가 가득하다.

굽이도는 길을 가는 길

길 아래 산자락은 벌목을 잘 해 주어

소나무들이 무럭무럭 잘도 자라고 있다.

임도 정상에 서면 오르막의 숨소리를 멈추며

잠시 쉬어가면 된다.

임도 정상 뒤편 아래에는

원주가 낳은 철학가이자 서예가이신 중천 김충렬 선생께서

어머니를 그리워하며 쓰신 연모 시비가 있다.

잘 보이지 않아 그냥 지나치기 쉬운데

불러만 보아도 가슴이 뭉클해지는 어머니

그 분께서 쓰신 글을 읽으니 어머니가 그리워 눈시울이 붉어진다.

 

연모시비(戀母詩碑)

뜬구름은 떠도는 아이의 슬픔을 머금어 비가 되고

성황나무는 비는 어머니의 모습을 닮아 구부러졌네

떠돌던 자식은 돌아왔건만, 어머니는 돌아가셨으니

멍하니 저녘노을을 바라보며 한없이 눈물만 진다.

정상을 뒤로하며 내려가는 길에서 발걸음은 가벼워진다.

임도길을 벗어나면

벽계수 이종숙 묘역 입구이다.

세종대왕의 손자이지만 왕이 되지 못하여 능이 아닌 묘역이 된 곳이다.

묘역에 잠시 들려

황진이의 시조를 떠올려 본다.

청산리 벽계수야 수이 감을 자랑마라

일도창해하면 돌아오기 어려우니

명월이 만공산하니 쉬어 간들 어떠리

입구 주변에는 후손들의 묘역이 잘 단장이 되어 있다.

묘역 입구를 뒤로하면

동화리 길이다.

왼쪽은 동화마을수목원 가는 길이요,

오른쪽은 문막 동화로 가는 길이다.

동화골교를 지나 호동교 앞에서 왼쪽 방향으로 하천을 따라간다.

영동고속도로 터널을 지나 등건길을 만나

왼쪽 도로를 따라 오르며 영동고속도로 아래를 다시 지나고

약간의 오르막길을 따라 명봉산 호수마을 방면으로 가다가

명봉산등산로입구 건등3리 표지석 앞에서 잠시 멈추어 섰다.

잠시 후 길에서 만나는 건등저수지

파아란 저수지 물속에는

하늘이 들어있고 구름도 흐른다.

농촌의 가뭄을 해결해 주어

풍년 농사를 보장해 주는 저수지로

문막 들판의 젖줄이자 생명수이다.

메나교를 건너 오른쪽으로 저수지를 끼고 이어지는 길은

커다란 느티나무가 있는 정자에서 발걸음을 멈추고

정자에 올라 쉼을 청한다.

쉼의 시간을 보낸 후

천마산 정상을 향해 가는 오름길

급하면 되는 일이 없고 힘이 드니

오르막길이라 천천히 쉬엄쉬엄 발걸음을 옮겨야 편안하다

문막제2생활배수지를 지나 포장도로가 멈추고

오른쪽 녹색 펜스 울타리가 끝나는 지점에서

굽이길 리본을 잘 살펴보아야 한다.

오른쪽 밭에 단풍나무가 두 줄로 식재되어 있는 사이길을 통과하여

자그마한 골짜기를 타고 오르면 산 능선 갈림길이 있는 지점에서

오른쪽 방향이 천마산으로 오르는 길이다.

이제부터 약 300m 정도는 가파른 오르막길을 올라가야 한다.

숲속의 길이라 공기는 맑지만

땀방울이 등줄기를 타고 흘러내린다.

밧줄을 잡는 구간도 있어 숨이 차오르지만

문막읍내가 훤히 보이는 천마산 정상에 올라서면

힘들고 답답했던 가슴이 활짝 열린다.

천마산길 인증 스탬프함도 이곳에 있으니

수첩을 꺼내어 도장을 꽉 누르며

원주굽이길 도보 여행의 또 한 페이지를 채우게 된다.

정상에서 내려가는 길은 가파른 길이다.

오르막길 보다 더 조심해서 내려가야 하는데

눈앞에 펼쳐지는 연초록의 파노라마 풍경에

엔돌핀이 솟구친다.

갈림길에서 오른쪽 방향이 개나루 마을 가는 길이다.

옛날 사람들의 집터로 짐작할 수 있는 흔적들도 보인다.

개인주택 소유의 집 앞을 지나 개나루 마을에서

마을을 지키고 있는 오래된 느티나무를 만났다.

뿌리는 보이지 않아 하나인지 알 수 없지만

땅 위로 솟아오른 가지는 셋이다.

세 나무가 한 가족이 되어 둥근 그늘 우산 지붕을 만들어 낸 자태는

너무나 멋스럽다.

이 마을을 지켜오며

세상으로 소풍 나왔던 많은 사람들을 보았을 것이고

오고가는 수많은 사람들의 쉼터가 되었던 나무는

오늘도 변함없이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개나루 마을길에는

작은 벽돌로 담장을 만든 집이 있다.

길가에 붉은 색의 꽃들이 활짝 피어

오가는 이들에게 손짓을 하고

영동고속도로 아래를 통과하며

또 한 그루의 느티나무를 만난다.

 

오른쪽 방면에 펼쳐 있는 넓은 논에는 모내기를 끝낸 모들이

바람에 한들거리고 있다.

논길 사이의 길을 따라 가며

포진3리 노인정을 지나

목적지인 문막시장 버스정류장에 무사히 안착을 하며

천마산길 도보여행의 마침표를 찍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