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뉴스

원주굽이길(원2코스) : 구학산둘레숲길

기산 장기하 2020. 6. 13. 08:07

사람과 자연이 만나는 천리도보여행

오늘은

원주굽이길 원2코스 구학산둘레숲길을 찾아갑니다.

 구학산둘레숲길은 원주시 신림면 구학산 일대에 있는 숲길이다. 출발점은 자가용을 이용하는 경우 네비게이션의 목적지를 ‘구학산방’으로 입력하여 찾아가면 되며 구학산둘레숲길 주차장이 넓게 조성되어 있기에 주차 걱정 은 없다. 대중교통은 원주 장양리를 출발 구학 구간을 운행하는 22번 시내버스를 타고 가서 방학동 종점에서 하차 약 2km 정도 걸으면 되는데 시간표는 아래와 같다.

장양리발(07:00/10:45/12:50/15:00/17:10/19:50)

구학발(08:25/12:05/14:15/16:25/18:40/21:05)

 

  구학산둘레숲길이 있는 구학산은 원주시 신림면과 충북 제천시 백운면에 걸쳐 있는 산으로 해발 983m에 달한다. 구학산이라는 이름에는 옛날 이 산에 살던 학 아홉 마리가 사방으로 날아가서 9군데(신림 방면의 황학동·상학동·선학동과 봉양 방면의 구학리·산학리, 그리고 충북 영동의 황학동, 백운면의 방학리·운학리와 송학면의 송학산)에 ‘학’자가 들어가는 지명이 생겼다는 전설이 있다. 구학산둘레숲길은 6∼700m 높이의 구학산 칠부 능선에 조성된 명품 길로 숲속으로 들어가면 거의 햇빛을 보지 않고 걸을 수 있으며 산수국, 철쭉, 진달래 등 계절마다 아름다운 꽃들이 맞아 주어 몸과 마음이 힐링되는 멋진 길이다. 7km거리에 3~4시간 정도 소요되며 코스의 난이도는 중간으로 주요 지점은 아래와 같다.

  구학산봉(출발점)→큰골(200m)→둘레숲길들머리(200m)→삼형제나무(1.1km)→큰골사방댐(1.4km)→산오리나무골(1.7km)→철쭉동산(2.1km)→층층나무골(2.5km)→보릿고개밭두렁(3.4km)→자작골삼거리(4.4km)→방가골(5.1km)→산수국동산(5.9km)→바람쉼터(6.5km)→낙옆송림(6.8km)→둘레숲길 주차장(7.0km, 도착점)

 

  주차장에서 간단한 몸 풀기로 준비운동을 마친 후 굽이길 안내 리본을 따라 발걸음을 옮기었다. 출발점에는 해충기피제 자동분사기가 있었다. 숲길에서 만나는 각종 벌레로부터의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몸에 뿌린다. 큰골 산자락에 자리 잡고 살아가는 주민들의 집들은 그림 같은 집들이다. 주택을 뒤로하며 둘레길 들머리 지점에는 약간의 오르막과 자갈들이 있었지만 짧은 거리라 어려움은 적다. 바위 암자 밑에 놓인 토종 벌통이 정겹게 다가온다. 들머리 지점에 숲길 안내 표지판이 설치되어 있다. 지금까지 걸어 온 거리, 다음 지점의 뱡향과 거리 등을 안내해 주고 있는데 이러한 표지목이 곳곳에 설치되어 있어 길을 찾아가는데 불편함이 없이 편안하게 걸을 수 있다.

 

  들머리 지점에서 숲길로 들어서니 나뭇가지의 초록 잎들이 햇빛을 가려 준다. 무더운 날이지만 시원함을 느끼며 걸을 수 있었다. 장마철에 폭우가 내리는 경우 급류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마을의 피해를 예방하기 위하여 설치해 놓은 작은 댐인 사방댐도 보인다. 사방댐을 뒤로하며 어지는 숲길에있는 낙옆을 밟으니 사각사각 소리가 들려온다. 솔내음과 맑은 공기로 가득한 산길을 걸으며 나무들과 벗할 수 있으니 얼마나 좋은가? 철쭉동산 지점에서 합판을 조립하여 마루처럼 놓인 쉼터를 지난다. 오른쪽 산자락에 큰 바위가 산 아래를 바라다 보고 있다. 찬찬히 살펴보니 곰의 얼굴을 닮은 바위가 있다. 곰바위라 이름을 지어보았다. 층층나무골에 이르니 구학정 정자가 있어 동행한 분들과 도란도란 둘러 앉아 간식 타임을 가지며 덕담들을 주고받는다.

  층층나무골을 지나 보릿고개 밭두렁 지점으로 가는 길가에 고비가 군락을 이루고 있다. 산길을 편안하게 걸을 수 있도록 금경사로 이루어진 곳에는 목조 계단을 설치해 놓았다. 길가에는 의자도 있다. 누군가의 땀 흘림이 숲길을 걷는 사람들을 편안하게 해 주니 감사한 마음이 솟구친다. 그분들이 고맙다.

 

  보릿고개 밭두렁에 도착을 하였다. 전체 거리의 절반을 지나온 것이다. 겨울이 지나고 보리를 거두기 전까지 먹을 것이 부족하여 어려웠던 시기가 있었다. 그 시기를 보릿고개라고 불렀던 것이다. 옛날에 먹거리를 얻기 위해 산을 계단식으로 개간하여 농작물을 재배하였던 밭에는 나무가 무럭무럭 자라고 있다.

 

  이어지는 내리막길은 초록의 물결로 출렁인다. 향긋한 내음들이 가슴을 파고들고 들려오는 새소리가 들려온다. 이러한 숲길을 걸으며 상쾌함을 담아낼 수 있음에 발걸음은 가벼워지고 있었다.

 

  자작골 삼거리에 이르니 남은 거리는 2.6km 이다. 약간의 오르막길로 이어지더니 자작나무 숲이 반겨준다. 나뭇가지마다 하얀 분칠을 하며 화장을 한 나무들이 하늘로 오르는 아름다운 풍경이 내 앞에 펼쳐지고 있었던 것이다. 이 지점에는 ‘박달정’이라 이름 지어진 정자가 있다. 그 정자에 올라 쉼의 시간을 갖는다.

 

  박달정에서 오랫동안 머물고 싶었지만 다시 발걸음을 옮긴다. 오소리라는 동물이 자신이 위험을 느꼈을 때 몸을 피하기 위해 파놓은 구멍이 보인다. 때로는 그곳에 자신의 배설물을 남긴다는 정보를 동행하신 분이 들려주신다. 산에서 동물의 생태를 배움은 걷기가 주는 또다른 선물이다.

 

  산비탈 산자락을 따라 계단을 오르며 낙엽을 밟으니 사각사각 소리도 뒤따라오고 있었다. 소나무들이 자라는 큰 바위 인근을 지나는 곳은 이용객들의 안전을 고려하여 로프줄이 설치되어 있었다. 조심조심 안전하게 내려가니 산수국 동산 표지목이 있는 지점에 지붕이 없는 평상의 쉼터가 있었으니 텐트를 치고 한 잠 푹 자고 가라며 유혹을 한다.

 

  머물고 싶은 마음을 억누르며 다시 발걸음을 옮기는데 바람쉼터로 가는 길에서 산자락 아래에 펼쳐진 풍경을 바라본다. 산 능선들이 겹겹으로 이어지는 풍경은 너무나 멋스럽다. 온통 녹색의 물결이다. 생명의 숲이요 생명의 산이다. 자연의 위대함을 바라보며 자연으로부터 힐링의 선물을 받았다. 산이 주는 기운을 받아 걷는 발걸음은 가벼웠다. 낙엽송림을 지나 출발점인 주차장에 무사히 안착을 하였다. 주차장을 출발한지 3시간 만에 안전하게 돌아 올 수 있었으니 환희의 샘물이 솟구쳐 오름에 감사하며 구학산둘레숲길 걷기의 마침표를 찍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