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일지

환상제주길(잠도둑 게스트하우스~김녕)

기산 장기하 2017. 3. 9. 09:15

환상제주 자전거 길을 따라 걷는 일정이

오늘로 5일째를 맞는다.

가야 할 여정보다 걸어 온 여정이 길지만

최종 목적지가 가까워지고

내일은 마무리하는 날로

오전에는 걷고 오후에는 공항으로 가야하기에

오늘 조금이라도 더 걸었을 때

내일 여유있게 일정을 마칠 수 있다는 생각으로

마음은 더 다급해진다.

 

오전 7시를 넘기며

길 떠날 채비를 하고

식당으로 내려 와 라면와 한 공기의 밥으로 아침 식사를 마친 후

아동문학 동화부문으로 등단하셨다는 여사장님께 감사의 인사를 드리고

발걸음은 내딛기 시작한 것은 오전 740분경이다.

아침 햇살을 받으며 걷는 걸음의 즐거움은

걸어 보신 분이면 누구나 느낄 수 있는 일

점점 매력에 빠지게 되는 아침

저 만큼에서 여성 한 분이 다가오시는데

모자를 쓰고 몸을 따스하게 한 옷차림이라 언뜻 알아보지 못했지만

모자를 벗으시며 먼저 인사를 건네신 분은

잠도둑 게스트하우스에서 함께 일하시는 분이라

반갑고 헤어짐의 인사말을 나누었다.


 

오전 840분경

해안도로를 따라 신산 환해장성이라는 곳을 지나게 되었다.

성산읍 신산리에 조성된 도지정 기념물로

환해장성은 제주도 해안선 300여리(120km)에 걸쳐 쌓은 석성(石城)을 말한다.

고려시대인 1270년 몽고와의 굴욕적인 강화에 반대를 하는 삼별초군이

진도에서 탐라로 들어오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조정에서 고여림 장군을 보내 쌓기 시작한 것이라고 한다.

고려말까지 보수 정비를 하면서 왜구의 침입을 방어하였고

현재 양호하게 남아 있는 곳은 애월, 신산 등 10개소이며

신산환해장성의 길이는 600m로 자연석을 축조한 것이라고 한다.




 

환해장성을 뒤로 하고 앞으로 나아가다

제주 전통가옥 한 채를 볼 수 있었다.

관광객들의 볼거리로 만든 것으로 짐작되는데

그 옛날 조상들의 주택을 생각하면

오늘에 살고 있는 우리들은 참으로 행복한 삶을 누리고 있음을 실감하게 된다.


 

오전 910분 온평리에 도착한다.

저 멀리 성산일출봉이 얼굴을 내밀고

농촌건강장수마을 신비스러운 물 공원을 지나니 신양해변이다.

제주도 동쪽 방향에 자리잡은 해변들은 하얀 모래밭을 형성하고 있는데

그 깨끗함과 옥수처럼 밀려오는 파도에 사람들의 마음을 설레게 하는 곳이다.









 

쇠와꽂 승마장을 지나 성산일출봉이 가까워질수록

도로 주변은 유채꽃이 활짝 피어나

행인들의 눈길과 발목을 붙잡는데

1인당 1,000원의 입장료를 받고 있었지만

행복한 추억을 만드는 분들이 많이 보인다.

18km를 걸어 성산일출봉 인증센터에 도착한 시각은 오전 11시이다.

인증센터에서 도장을 찍고 잠시 쉬다가

어제 위미마을 쉼터에서 만났던

부산에서 오신 자전거 라이딩을 하시는 분을 다시 만났으니

인연이란 참 깊은가보다.

서로가 카메라를 부탁하며 기념사진을 찍었다.







 

다음 목적지인 김녕해변으로 향하며

종달리 해안도로를 따라 걷고 또 걸었다.

관광을 오시며 걸으면서 해변의 풍광을 즐기시는 분들을 많이 만났고

바다건너편에 있는 우도를 바라보는데

내가 바라보는 위치가 다를 때마다 색다른 모습으로 내게 다가오고 있었다.

어느새 시계의 바늘은 낮12시를 넘기고 있었기에 식당을 찾는데

해월정이라는 식당 앞에 자동차가 많고 사람들도 북적거린다.

소문난 맛집이라는 직감이 들어

나도 문을 열고 들어서서 보말죽을 주문하였다.

오래 기다리지 않고 받아 든 음식

첫 수저를 뜨고 보니 맛이 일품이다.

가족과 함께 온 일행들이 많았는데

나 혼자 맛난 음식을 먹고 있음에

가족이 그리워지는 순간이다.








 

육지에서 맛보기 어려운 현지 음식을 맛나게 먹고 옮기는 발걸음은

가볍고 신바람이 절로 난다.

종달항을 지나니 해변으로 보이는 동그란 블록 등이 이색적이다.

블록은

해녀들이 옷을 갈아입고 바다로 들어갈 준비를 하는 곳이며

작업 중 휴식을 하는 장소이다.

이곳에서 물질에 대한 지식, 물질 요령, 어장의 위치 파악 등

물질 작업에 대한 정보 및 기술을 전수하고 습득하는 곳이라 한다.

동그란 밭 불럭은 종달리에 위치한 자연형 블록으로

갯가에 있는 여가 동그란 모양에서 유래하였다고 한다.










 

하얀 백사장의 해변을 구경하고

영동의 바당 하도 어촌체험마을도 지나고

하도리 해녀박물관 입구 부근에 설치된 그네에서 지친 몸을 쉬어간다.




 

다시 걸음을 재촉하다가

오늘의 걸음걸이가 40km를 넘기고 있었고

시게는 오후 415분을 지나기에

카페 깡 앞 의자에 몸을 맡기고 숙소를 찾기 시작하여

김녕성세기해변인증센터 부근에 있는

고래고래 게스트하우스와 연결이 되어 에약을 한 후

발걸음을 옮기다가 월정리 해수욕장에 도착하였다.

넓지는 않았지만 외국의 풍경보다도 더 아름답게 다가오는 해변의 마을

도로변으로 카페가 줄지어 있고

관광객들을 위한 포토죤을 설치하는 등

스토리가 있는 카페 마을로 가꾸어 가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기에

나도 관광객에게 부탁을 하여

기념 사진 한 장을 남긴다.




 

다시 5km를 더 걸어 도착한 곳은

아침에 예상하였던 거리보다 훨씬 더 멀리 와 있는

김녕성세기해변으로 48km를 넘긴 거리이다.




 

김녕해변을 뒤로 하면서

게스트하우스 위치 파악을 위해 주인분과 통화를 하며

오후 610분 김녕중학교 정문에 도착하니

51km의 거리로 걷기를 마무리하고

정리운동을 한 후

고래고래 게스트 하우스로 가서 여장을 풀었다.




그리고

저녘 식사를 하기 위해 식당을 찾아가니 영월식당이 보인다.

영월에서 교직생활을 시작하였고

퇴직을 한 곳이 영월이기에

혹시 영월이 고향이신 분이 운영하는 식당이 아닐까? 기대감을 갖고

머뭇거리지 않고 안으로 들어갔다.

식당 이름을 짓게 된 연유를 알아보니

주인 내외분의 성함에서 한 글자씩을 따 지은 식당이름이라 하니

충절의 고장 영월과는 거리감이 있었지만

반가움은 끊임없이 마음을 적신다.



* 걸은 거리 : 51km

* 출발(07:40)-신산 환해장성(08:40)-제주 전통민박(09:05)-온평리(09:10)-농촌건강장수마을 신비스러운물 공원 쉼터(09:10)-신양해변(10:00)- 쇠와꽂 승마장(10:20)-성산일출봉 입구(10:50)- 성산인증센터(11:00)-종달리 해안도로(12:00)-해월정(12:25)-종달항(12:50)-동그란밭 블록(13:05)-영등의 바당 하도어촌체험마을(13:40)-하도리 해녀박물관 입구(14:35)-카페 깡(16;15)-월정리 해수욕장(16:40)-김녕성세기해변인증센터(17:30)-김녕중학교(18:10)-고래고래게스트하우스(18: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