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일지

환상제주길(김녕~함덕서우봉해변)

기산 장기하 2017. 3. 12. 06:45

환상제주 자전거 걷기 6일째 되는

마지막 날

오후 3시 김포행 비행기를 예약해 놓고 있었다.

출발점인 용두암까지 갈 예정이었지만

몸에 무리를 주지 않기 위하여

함덕 사우봉 해변에서 걷기를 마무리 하기로 하고

함덕 사우봉 해변에서 용두암까지 25km 마지막 구간은

다음 제주 방문으로 미루고

34일 아침은 여유있게 맞이하였다.

8시를 넘기며

게스트하우스에서 토스트와 우유, 과일로 아침 식사를 하고

9시가 되어 집을 나서니

바닷가의 풍경이 한적하고 편안하며 여유로워 보인다.



 

어제 멈추었던 자전거 길을 찾아 다시 내딛는 발걸음

목적지까지의 거리는 9km를 남겨두고 있기에

지금까지 걸었던 걸음 속도로 보아

1시간 30분 정도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기에

오전 1030분경 도착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면서

천천히 여유있게 한 발짝 한 발짝 발자국을 내 딛는다.


 

저 멀리 한라산이 보인다.

20091월 횡성초등학교 재작 시 겨울방학을 맞이하여

등반을 좋아하던 교직원들과 등반했던 추억이 떠오른다.

그 날 정상에 올랐을 때

백록담을 집어 삼켜 버린 운무로 시계는 가려져

m 앞도 볼 수가 없어 기념사진을 간신히 찍고 내려온 적이 있었다.

오늘도 한라산 정상에는 흰 눈이 내려앉았고

산 아래는 눈들이 모두 녹아 산꼭대기의 풍경과 대조를 이룬다.


 

오전 945분경 김녕초 동복분교 앞을 지나는데

학교 건물이 참으로 예쁘게 다가온다.

여기에서 꿈을 키우는 아이들의 마음은

꽃 보다 더 아름다울 것이라는 생각을 하니

제자들과 함께 하였던 재직 시절의 추억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간다.



 

목적지로 향하여 가는 길

아침 식사한 것이 문제일까?

용변을 볼 시간이 되지 않았는데도 화장실이 어디 있는지 자꾸만 두리번거리다

북촌초등학교 교문에 이르러 학교 안을 살펴보았더니

토요일 휴무일이지만 체육관에서 공사를 하는 분들 곁으로 다가가다가

교무실로 들어가는 입구가 열려 있어

특근을 하는 직원의 양해를 받아

화장실에서 일을 보고

밖으로 나와서 학교의 풍경들을 둘러본다.




교사 건물 앞 화단에 있는 시비

해님이 사는 꽃밭이 눈길을 잡는다.

햇살이 뿌려진

자국마다

무지개 고운 빛

파아란 하늘

강물로 헹구어낸

그 햇살은 ~~~~~~


 

교문 옆에 자라고 있는 두 그루의 팽이나무도 인상적이고

운동장에 심어 놓은 천연잔디도 파릇파릇 싹이 돋아나는 봄날이 되면

아이들의 신명나게 뛰어 놀 공간이 되어 줄 것이니

내 귓가에 아이들의 함성소리가 들리는 듯 하다.



 

잠시 후 43 위령성지를 지나니

목적지가 점점 가까이 다가온다.

오전 1045분경

함덕서우봉해변에 이르렀을 때

도로변의 야자수 나무는 나의 완보를 축하라도 하는 듯

길 양쪽에서 나를 반겨주고 있었다.





 

서우봉은

살진 큰 소가 뭍으로 기어오르는 듯한 형상이라고 하여

예부터 덕산으로 여겨져 왔다.

동쪽 기슭에는 일본군이 파놓은 21개의 굴이 남아 있고

서우봉 산책로는 함덕리 고두철 이장과 동네 청년들이

2003년부터 2년 동안 낫과 호미만으로 만든 길이라고 한다.



 

해변에는

맑고 고운 하이얀 모래들이 넓게 펼쳐져 있고

옥수(玉水) 보다 더 아름답게 출렁이는 바다를 바라보니

내가 태평양 바다의 한 섬에 와 있는 듯한

착각 속으로 빠져들게 하였다.






 

오전 11

인증센터에서 도장을 찍고

그곳까지 달려오신 솔뫼님을 만나

용두암 주변의 해수사우나를 찾아가 샤워를 하고

중식이 예정된 이호동 순옥이네 명가집으로 가서

제주바다님을 만났고

함께 물회로 중식을 하였는데

시원한 그 맛

가족과 함께 다시 한 번 찾고 싶은 식당이다.





 

중식 후 제주바다님과 작별을 한 후

오후 2시경

제주공항에 도착 솔뫼님과 헤어진 후

탑승 수속을 마친 나는

오후 310분경 제주공항을 이륙하여

오후 410분경 김포공항에 도착

오후 6시 원주행 버스를 타고 무사히 귀가하였다.

 

그동안

제주환상 자전거 길을 무사히 완보할 수 있었음은

온정과 성원을 보내주신 모든 분들이 계시었고

하늘의 도움을 받은 일기로 가능한 일이였기에

이 모든 현실에 감사드리며

글의 마침표를 찍고자 한다.

 

* 걸은 거리 : 10.10km

* 김녕 출발(09:00)-김녕초 동복분교(09:45)-북촌초(10:10)-너븐숭이 43 위령성지-함덕서우봉인증센터(10:45)-12:30(해수사우나)-순옥이네 명가(13:15)-제주공항(14:00)-김포공항(16:30)-원주행 버스 승차(18:00)-원주도착(20:00)-귀가(20;20)



제주 함덕서우봉해변의 풍경을

동영상으로 찍어 보았습니다.